각국이 전염병 봉쇄 조치를 완화한 것이 주요 원인
필리핀의 2016년 해외 노동자 수출 규모는 모두 160만명이 넘어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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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노동이민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2022년 아시아 신규 노동 이민자는 약 460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육박한다.

각국이 전염병 봉쇄 조치를 완화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방글라데시는 최대 이민 수출국이 되었다.

노동이민 송금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각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6월 말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이주노동자부는 해외로 나가려는 사람들이 들락날락할 정도로 분주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베이비시터로 일할 예정인 주빌린 씨는 "(해외 근무는) 월급도 많고 연줄도 잘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7월 출국해 해외에서 번 월급으로 생활비를 충당할 예정이다.

필리핀 국적의 선원 수도 다시 늘고 있어 이들은 모두 노동이민으로 간주되고 있다.

2019년 50만 명 이상의 현지 선원이 해외로 파견되었으며 전염병 기간 동안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올 1분기에만 15만 명 안팎을 기록하면서 오푸르 이주노동자부 장관은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아시아개발은행 연구소와 경제협력개발기구, 국제노동기구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아시아 신규 노동이민자는 464만2000명으로 2020년 180만명, 2021년 220만명보다 크게 늘었다.

전염병이 완화되고 각국이 입국 제한을 완화하면서 세계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했고 일부 국가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반등했다.특

히 사우디·UAE 등 걸프 산유국들은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노동이민들의 대거 포섭지로 떠올랐다.

고유가 덕분에 사우디 등 걸프 국가들은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계산이지만 당분간 인력난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남아시아에서 중동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노동이민회로가 만들어졌다.

아시아개발은행 연구소에 따르면 사우디는 2022년 아시아 각국으로부터 노동 이민자 약 150만 명을 흡수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 출신은 각각 60만여 명, 50만여 명이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오만도 이 두 나라의 주요 이주처다.

방글라데시 노동이민도 동남아에서 존재감을 갖고 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각각 5만여 명의 이 나라 근로자를 받아들였다.

4만 명이 넘는 인도네시아 노동자도 말레이시아로 이민을 갔다.

방글라데시는 2022년 113만 명의 노동자를 해외로 내보내 필리핀을 대신해 아시아 최대 노동이민 수출국이 됐다.

필리핀의 2016년과 2019년 해외 노동자 수출 규모는 모두 160만명이 넘는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필리핀은 이 수치가 뚝 떨어졌다.2022년 82만 명으로 돌아섰지만 방글라데시에 밀렸다.

국가별로는 미국·영국·캐나다의 이주노동자 가운데 인도인이 가장 많았다.

2022년에는 약 20만 명의 인도인이 미국에서 고급 기술 인재를 대상으로 발급한 H1B 비자를 취득하여 전염병 이전인 2019년에 비해 34% 급증했다.

이들 해외이민은 국내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내면서 조국의 경제도 떠받치고 있다. 2022년 전 세계 아시아 태평양 송금액은 약 3400억 달러로 사상 최대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의 약 40%를 차지했다.

신흥 개도국의 경우 이들 해외이민자의 송금 규모가 외국인 직접투자와 정부개발원조를 능가해 현지 개인소비와 설비투자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해외 송금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인도다.

남태평양의 통가와 사모아,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해외 송금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넘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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