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일부터 시행...입국자 격리 기간 3주로 연장
홍콩 입국자 2019년 대비 99.9 감소...관광·서비스업 타격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검역 조치를 일부 완화하기 시작한 지 두 달도 안 돼 미국·프랑스·스페인 등 16개국에서 입국하는 주민들을 위한 여행 제한을 강화했다.
이러한 갑작스런 강경 조치는 델타 변종 바이러스 확산세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확산 추세가 다시 재개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더 이상 해외 관광객 및 장기 체류자격이 없으면 홍콩 입국이 어렵다는 의미다. 홍콩은 인근 지역에 델타 변종이 확산되면서 국경 규제를 다시 한 번 강화하고 있다. 또 중국 광둥성을 제외한 마카오와 중국 본토에서 귀국하는 주민들에 대한 검역 규정을 부활시켰다.
15개국이 '고위험' 범주로 상향된 가운데 이는 백신을 맞은 외국인들의 경우 도착 즉시 호텔 자가 격리 3주(21일)를 해야 한다. 이는 이전 자가격리 기간 대비 3배로 연장 된 것이다.
16일(현지시간) 홍콩 정부 성명에 따르면 이 새로운 규제는 8월 20일부터 시행된다. 홍콩 정부는 동 성명에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은 델타 변종으로부터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으며, 많은 국가에서 단기간 내에 신규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코로나19의 유입에 대한 국제적인 장벽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홍콩 전체 인구의 39%만이 백신을 접종 됐으며 이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적는 수치다.
이러한 강경 조치는 중국 본토가 '코로나 제로 전략'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경선 봉쇄정책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라 조셉 홍콩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왓츠앱 메시지를 통해 "기업들이 계획을 세울 수 없다는 측면에서 이는 충격적인 발표"라고 말했다. "우리는 감염을 억제해야 할 필요성을 존중하지만, 비지니스적인 측면도 고려해서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반전은 미국에서 귀국한 한 홍콩 주민이 7일간의 검역을 마친 후 며칠 만에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인 데 따른 것으로, 여행 규칙이 완화되면서 델타 변종이 아시아 금융 중심지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은 올 상반기 해외 방문객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약 99.9% 감소했다. 이에 홍콩 경제가 2년간의 긴축에서 고르지 못한 회복세에 직면했다. 홍콩 노동자 계층의 최대 고용주 중 하나인 소매업과 관광 관련 사업은 국경이 폐쇄되고 여행이 축소되면서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금융 서비스와 부동산 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어 부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