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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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경기 둔화와 고용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10월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번 조치는 올해 들어 두 번째 금리 인하다.

AP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0.25%포인트 금리를 내리며 기준금리를 약 4.1%에서 3.9%로 조정했다. 연준은 작년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전, 2023년과 2024년에는 금리를 5.3% 수준으로 인상해 40년 만의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응한 바 있다. 낮은 금리는 담보 대출,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등 민간 부문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12월 회의에서의 결정 방향에 대해 내부 의견이 상당히 엇갈리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하가 정설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 최근 미국 정부의 셧다운으로 경제 통계 보고서가 중단된 점이 정책 결정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하 결정 이후 뉴욕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거의 변동이 없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소폭 하락 마감했다. 금융시장은 그동안 12월에도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파월의 발언 이후 기대감이 일부 꺾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번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25bp(0.25%포인트) 인하해 3.75%~4.00% 범위로 조정했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3%대 금리로 복귀한 것이다. 일부 위원들은 더 큰 폭의 인하를 주장했으나, 캔자스시티 연준 등 일부 지역 연준은 추가 인하에 반대 의견을 냈다.

연준은 이날 회의에서 오는 12월 1일부터 2022년 이후 진행돼 온 자산축소(양적긴축) 정책을 종료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국채 등 채권 매입을 줄여온 조치를 마무리하겠다는 의미로, 파월 의장은 앞서 “양적긴축이 앞으로 몇 달 내에 중단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최근 몇 달 동안 고용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위원회 내부에서도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큰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책이 일정한 경로를 따라간다고 확신할 수 없다”며 시장의 ‘연속 금리 인하 기대’에 경고를 보냈다.

이번 금리 인하는 고용 둔화와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로, 연준이 경기 하강 위험을 우선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경제지표 부재와 내부 의견 불일치로 인해 12월 회의 결과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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