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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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외교부는 10월 30일 자국 기업이 중국으로부터 희토류 자석을 수입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최근 강화했던 희토류 관련 수출 통제를 완화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도 외교부 대변인 란디르 대사는 정례 브리핑에서 “인도 기업이 중국으로부터 희토류 자석을 수입할 수 있는 정부 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승인 기업명이나 허가 물량, 추가 조건 등에 대한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희토류는 네오디뮴(Nd)·디스프로슘(Dy) 등 17가지 원소로 구성된 핵심 광물군으로, 전기차 모터·항공기·무기·스마트폰 등 첨단 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특히 고성능 영구자석 제조에는 필수 원료로, 공급망 안정성이 각국의 전략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정제 및 자석 가공 기술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전체 공급망의 약 80%를 통제하고 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희토류는 중국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전략 카드’ 중 하나로 꼽혀왔다.

올해 초 중국 정부는 인도와 미국, 일본 등 주요 경제권에 대한 희토류 가공 재료의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강화해 국제 공급망 불안을 촉발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는 희토류 가격이 급등하고, 일부 산업에서는 생산 지연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인도 기업에 대한 수출 허가는 이러한 긴장 완화의 첫 신호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인도와의 경제 협력을 통해 지정학적 완충지대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희토류 공급을 둘러싼 경쟁이 단순한 자원 문제가 아닌 외교·안보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치는 인도 정부가 추진 중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과도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인도는 전기차, 방산, 항공산업 등 핵심 제조 분야에서 희토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안정적인 공급선 확보가 국가 전략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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