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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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비자 정책 강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인재 이동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과거 미국과 영국으로 집중되던 국제 대학원생들이 점차 아시아 경영대학원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니케이 아시아》는 국제 비영리 조직인 경영대학원 입시위원회(GMAC)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2025~26학년도 미국 비즈니스 스쿨 지원자 중 국제학생 수가 전년 대비 3% 감소했다고 전했다. 2024~25학년도에는 1% 증가했지만, 전체적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평가다. 캐나다와 영국도 각각 47%, 5%의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경영대학원의 국제 지원은 2% 늘었고, 인도는 26%나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41개국 326개 경영대학원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미국 대학의 약 3분의 1은 인도 지원자가 가장 많이 줄었다고 보고했고, 26%는 중국 지원자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아시아로의 관심 증가는 특히 영어로 수업이 가능한 인도, 싱가포르, 홍콩 등지에서 두드러진다. 중국 대학의 글로벌 순위 상승도 일부 외국인 학생들이 중국으로 향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GMAC의 워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부장은 “아시아 대학들은 최근 몇 년간 정부·기업 협력, 해외 유수 경영대학과의 제휴, 폭넓은 민관 파트너십을 통해 명성을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경영대학원의 인기가 높아진 배경에는 지역 경제의 성장과 전략적 마케팅이 있다. 반면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학생 비자 심사를 강화해 6,000건 이상의 국제학생 비자가 취소되었다. 올해 5월에는 중국 유학생의 비자를 취소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으며, 이러한 불확실성은 많은 학생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에 아시아의 대학들은 미국 유학을 주저하는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싱가포르 교육 컨설팅 회사 theRightU의 천카이러(Chen Kairuo) 이사는 “미국의 비자 정책, 긴 승인 절차, 까다로운 서류 요구 등으로 인해 싱가포르 거주 중국인들이 미국 대학 지원을 더욱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교육자협회(NAFSA)에 따르면, 2023~24학년도 국제학생들은 미국 경제에 약 438억 달러(약 570억 싱가포르 달러)를 기여했다. 그러나 국제 학생들의 이동 중심이 점차 아시아로 이동하면서, 향후 미국과 아시아 간의 교육·비즈니스 협력 구도에도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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