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의 그림자가 전 세계 여러 곳을 뒤덮어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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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경제적 공정성을 요구하는 아시아·유럽·미주의 국민들이 1일 노동절을 기념해 거리로 나와 불만을 터뜨렸다고 AP통신이 1일 보도했다.

전 세계 사람들은 노동절에는 보통 노동 권리를 축하하지만, 올해 집회는 더 일반적인 좌절감을 반영하고 있다.

제럴드 달마닌 프랑스 내무장관은 "전국에서 약 80만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최근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올린 데 반발해 총동원됐다.

한국에서는 2020년 초 코로나  발병 이후 최대 규모인 '5·1' 집회에 수만 명이 참가했다.서울의 한 집회에서 한 행사인은 단상에서 "다른 모든 가격은  올랐지만 우리 월급은 안 올랐다.우리의 최저임금을 인상하라"고 촉구했다.

도쿄에서는 수천 명의 노조원과 야당 의원, 학자들이 물가 상승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이들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국방예산 배증 계획을 비판하며 "복지·사회보장·일상 개선에 더 많은  재정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월요일 수천 명의 사람들이 독일 여러 노조가 베를린, 쾰른, 기타 일부 도시에서 조직한 시위에 참가하여 보수 정치인들의 최근 파업권 제한 요구를 거부했다.

스페인 곳곳에서 70여 차례 행진이 벌어졌고, 강성 노조들은 EU 평균 대비 낮은 임금이 인플레이션에 맞춰 인상되지 않으면 '사회적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탈리아 극우 성향의 조르지아 멜로니 총리는 월요일 노동절 당일 노동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 것으로 알려진 조치들을 통해 노동을 강조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과 노조 지도자들은 이런 조치가 임금 인상이나 임시계약에 따른 근로자 고용의 일반적인 관행에 타격을 주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계약만 하다 보니 가정을 꾸릴 수도, 부모 집에서 독립해서 살 수도 없다는 젊은이가 많다.

북마케도니아의 수도 스코페에서는 수천 명의 노조원들이 장관들에게 78%의 임금을 인상하기로 한 정부의 최근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모였다.

북마케도니아는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최저임금이 월 320유로인데, 이번 인상으로 장관들의 월급은 2300유로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노조 지도부는 근로자의 날 기념뿐 아니라 사회 공정 없이는 사회 평화도 없다는 경고를 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인플레이션에 시달린 베네수엘라에서는 최저임금이 14개월 전에 한 차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수도 카라카스에서  "떳떳한 월급과 연금, 지금 당장!" 이라며 고함을 질렀다.

많은 이들은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사회주의 정부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거론하며 "봉쇄가 아니라 강도"라고 외쳤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인과 러시아 독립노조연합회에 봄과 노동절을 축하했다고 러시아 위성통신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해당 전문은 크렘린 홈페이지에 게시됐다.

전문은 "노조 청사 원기둥 홀에서 봄과 노동절에 바치는 경축행사에 참석하신 것을 환영합니다.우리나라의 '5·1절'은 창조적 노동에 대한 사랑과 전문가의 전문적 건설과 집단적 성취에 대한 존중으로 길고 풍부한 전통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하고자 합니다.오늘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위해 경제·공업·사회 분야 강화에 개인적으로 기여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룰라 대통령이 근로자의 날을 하루 앞두고 서명한 법령으로 지난해 소득세를 낸 브라질인의 40%가 올해 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스페인 일간지 네이션이 1일 보도했다.

이 지도자는 텔레비전 연설에서 저소득 납세자에 대한 면세를 발표했다. 

월 소득이 2640헤알(약 530달러) 이하인 사람은 소득세 신고를 면제받는다.룰라는 최저임금이 20헤알 오른 1320헤알(약 265달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좌파 지도자는 1일 상파울루에서 열린 노동절 행사에 참석해 남녀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두 조치 모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고 룰라 노동당 위주의 현 정부의 좌익 이미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소득세 납부를 면제하면 1300만 납세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브라질 일간 글로브지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은 브라질인의 25%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전망이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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