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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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 2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 통화의 평가절하 흐름이 일단락되었다. 이는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즉각적인 대등 관세 조치를 시행하지 않으면서 달러 가치 상승 기대가 다소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평가절하에 대한 경각심이 완화되면서 아시아 각국은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금리 인하 조치를 취하기가 더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에서는 인도네시아 루피아가 18일 달러당 16,200 루피아 수준을 유지하며 1월 말 대비 0.2% 상승했다. 월간 상승폭이 플러스를 기록한다면 이는 5개월 만의 상승이다.

이와 같은 흐름은 2024년 9월 이후 처음이다. 태국 바트화도 1월 말 이후 0.3% 상승하여 3개월 연속 플러스 구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인도 루피화는 지속적인 약세를 보였으나, 2월 들어 하락 속도가 둔화되며 1월 말 이후 하락률이 0.5%에 머물렀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2024년 가을 이후 지속된 달러 강세가 일단락된 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양해각서에 서명하며 대등한 관세 조치를 지시했으나, 즉각적인 시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달러 매도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아시아 통화의 평가절하가 다소 완화되었다.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 역시 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 1월 소매 판매액이 전월 대비 0.9% 감소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고, 이는 1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또한, 1월 산업 생산자 출하 가격 지수(PPI)는 예상보다 높았으나, 연준이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반영 항목은 약화되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달러 가치 하락 가능성을 반영하는 모습이다.

아시아 각국은 높은 금리를 유지하며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려 했으나, 평가절하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 준비은행은 7일 기준금리(레포 금리)를 6.5%에서 6.25%로 인하하며 2020년 5월 이후 첫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는 2024년 3분기 GDP 성장률이 5.4%로 둔화된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역시 1월에 7일물 역레포 금리를 인하해 4개월 만에 정책 금리를 낮췄다. 인도네시아의 3분기 GDP 성장률이 5% 미만으로 떨어지며 경제 둔화 조짐이 더욱 뚜렷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2월 13일 회의에서 정책 금리를 동결했으나, 레몰로나 총재는 "아직 통화완화 사이클 중"이라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싱가포르도 1월에 4년 10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태국 정부도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완화 정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편, 브라질과 멕시코 등 미주 국가들은 아시아보다 먼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경제 성장 촉진에 나섰다. 미국 조사 회사 EPFR에 따르면, 2025년 이후 신흥국 주식 펀드에서 약 100억 달러가 유출되었으나, 아시아 국가들이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낼 경우 자금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즈호 연구소의 구괘천 주임 경제학자는 "대등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재개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라 각국의 정책 방향은 경기 부양과 환율 안정을 어떻게 균형 있게 조정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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