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일주일 반 전까지만 해도 견고해 보였던 미국 경제가 여러 지표에서 위험 신호를 보내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포춘 잡지 웹사이트의 3월 2일 보도에 따르면,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Now 추적 데이터에서 미국 경제가 1분기에 연간 1.5% 위축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월 19일 당시 예측된 2.3% 성장 전망에서 급격히 하락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2023년 4분기 미국 경제가 2.3% 성장했던 것과 비교할 때 급격한 반전이다. 이전까지 미국 경제는 유럽 등 주요 경제국들이 성장 둔화에 직면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미국 예외론’을 뒷받침해왔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이 같은 급격한 변화를 미국 무역 적자의 확대와 소비 지출 부진에서 찾고 있다. 특히 1월 미국 상품 무역 적자가 1,533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수입이 346억 달러 급증한 반면, 수출 증가가 33억 달러에 그친 결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아직 시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와 기업들이 대선을 앞두고 가격 상승을 우려해 수입 상품을 대량 구매하면서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다. 내구재 주문 증가 역시 이러한 움직임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소비 지출은 위축되고 있다. 2월 28일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1월에 4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지출을 줄였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는 기록적인 한파와 함께 연방 지출 축소 및 감원 계획을 포함한 트럼프의 정책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회계·컨설팅업체 엔영회계법인의 리디아 부술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재정, 규제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고 분석했다.
또한, 노동 시장과 주택 시장에서도 불안한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연방 기관의 감원 조치가 노동 시장에 연쇄 반응을 일으키며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증가했고, 부동산 매물 판매량은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 신뢰 지수가 하락했다. 일부 지역 연방준비은행의 조사에서도 경제 전망과 기업들의 자본 지출 계획이 악화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다만, 현재의 경제 위축이 곧바로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비공식적으로 경기 침체는 두 분기 연속 경제 위축이 발생해야 한다는 경험적 규칙이 적용되며, 전국경제연구소(NBER)도 사후에야 경기 침체 여부를 공식적으로 판정한다.
JP모건은 최근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 2.25%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1월의 경제 활동 부진 이후 2월과 3월에는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건 측은 “현재로서는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평가하며, 노동 시장의 강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폴로 매니지먼트의 수석 경제학자 토스텐 슬로크는 3월 1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제가 ‘완만한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경기 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정부 효율부와 관세 정책이 결합하여 경제에 온화하면서도 일시적인 충격을 줄 것이며, 인플레이션에는 상승 압력을, GDP 성장률에는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가 단기적인 위축을 넘어 장기적인 둔화로 이어질지 여부는 향후 몇 개월간의 경제 지표와 정책 변화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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