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 가격이 연이어 최고치를 경신하며 자금이 금으로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실물 금과 연계된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투자 자산이 처음으로 3,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금값 상승과 함께 투자 수요가 증가하며 금 시장이 지속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금협회의 데이터에 따르면, 2월 7일 기준으로 실물 금과 연계된 금 ETF의 투자 자산 총액은 3,020억 달러에 도달하며 처음으로 3,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2월 21일 기준으로는 3,141억 달러로 증가하여, 2024년 3월 초와 비교해 1,075억 달러 늘어나며 불과 1년 만에 5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역별 보유량에서는 북미(51%)와 유럽(40%)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 가격은 1월 하순 이후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월 24일에는 한때 온스당 2,974달러에 도달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금 ETF에 대한 투자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실물 금 보유량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2003년 이후 호주와 미국을 중심으로 금 ETF가 잇따라 상장되면서 금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졌다. 실물 금을 보관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면서, 연금 펀드 및 개인 투자자들이 금 ETF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금 시장의 전체 규모도 성장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전 세계에서 채굴된 금괴와 보석 장신구 등으로 유통된 ‘지상 재고’는 21.6만 톤에 달하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금 총 시가총액’은 18.1조 달러에 도달하여 지난 5년 동안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금 ETF, 골드바, 금화는 전체의 22%를 차지하며 보석 액세서리(4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개인의 금 투자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금 ETF 및 금 선물 등 전체 금 시장의 일평균 거래량은 2024년 약 2,271억 달러로,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이는 미국 국채(1,797억 달러) 등의 주요 금융 자산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가메이 고이치로 일본시장전략연구소 대표는 “금의 유동성과 태환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와 자산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금값이 계속해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2024년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은 역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투자 수요 또한 4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강력한 수요가 금 시장을 지속적으로 지탱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 마트프런티어의 오쓰가 누 대표는 “중동과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된 상황에서도 금 가격은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으며,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