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보호주의의 그림자, 유럽 경제 회복에 먹구름

유럽 경제의 부진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프랑스 일간 메아리는 유럽 비즈니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제한적인 재정정책, 고금리의 장기화, 그리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정책 등이 2025년 유럽 경제를 또 다른 ‘상실의 해’로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발표된 조사 자료들은 유럽 경제 성장의 약세를 경고하고 있다. S&P 글로벌의 구매관리자 지수(PMI)와 프랑스 국립통계경제연구소(INSEE), 독일 뮌헨경제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럽의 경제성장이 앞으로 몇 달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독일 뮌헨경제연구소의 경기실사지수는 10월 86.5에서 11월 85.7로 하락하며 비관적인 전망을 뒷받침했다.
건설 부문은 특히 기업 리더들에게 신중한 경영을 유도하며 전체적인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내년 초 대선을 앞두고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정부는 지속적인 경제 압력 속에서 효과적인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독일 경제는 자동차 중심의 구조 개편 속에서 에너지 비용 상승과 산업 생산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독일의 산업 생산량은 2017년 말 최고치 대비 약 17% 감소한 상황이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가 독일 GDP에 최대 1.1%포인트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프랑스 역시 불확실한 세금 정책과 정부 불신임 동의 위험으로 경제적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유럽 전역에서 보호주의 정책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이 비즈니스 리더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네덜란드 앤티언은행의 카스텐 브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관세 부과와 감세, 규제 완화가 독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 기업들이 미국으로 투자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관세 부과 첫해에 독일 GDP가 1.1%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는 독일 경제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뒤에도 회복세가 약할 것임을 시사한다. 유럽 경제 전반적으로도 2025년 재정정책의 제한적 성격이 회복을 방해할 것으로 보인다. 브루노 카발리에 오도 BH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모두 엄격한 재정정책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각국 정부는 통화정책의 조정과 경제 회복을 위한 새로운 접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CB 집행이사회 멤버 피에로 치폴로네는 최근 강연에서 ‘통화정책 규제’ 종식을 촉구했으며, 이탈리아 외무장관 안토니오 타야니도 유사한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유럽 내 경제 성장은 여전히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2024년 유로존 GDP 성장률을 0.8%로 예상했으며, 이는 미국의 2.5%에 크게 뒤처지는 수치다.
알리안츠 무역회사의 루도빅 쉬브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럽과 미국 간 성장률 및 금리 차이가 유럽 자본의 미국 유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 경제의 회복을 위해 자본시장통합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며, 유럽 자본이 유럽 내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촉구했다.
전반적으로 유럽 경제는 대내외적인 도전과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으며, 2025년은 이같은 문제들이 더욱 심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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