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경제가 회복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월 18일 일본 경제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가 17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서 계절 조정된 실질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연 2.8%로 나타났다.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는 0.1% 증가하며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이는 3분기의 0.7% 성장에 비해 둔화된 수치로, 물가 상승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시사하고 있다.
2024년 연간 GDP 실질 성장률은 0.1%로, 4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조사한 민간 경제학자들의 전망치는 마이너스 0.2%였지만,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4분기 GDP 실질 성장률이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배경에는 반도체 공장 신축 등 관련 설비 투자 증가가 있다. 또한, 의약품과 전자 부품의 수입 감소도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내구 소비재 소비와 해외 관광객 증가도 경기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내구 소비재 소비는 지난 분기보다 3.6% 증가하며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도쿄도가 2024년 10월부터 에너지 절약 가전제품 구매 보조금을 확충하면서, 대형 가전제품 판매가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코지마전기 나카자와 유지 사장은 "도쿄도의 보조금 덕분에 에어컨과 냉장고 등 대형 백색가전이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숙박·음식점 등 서비스업은 0.1% 증가했다. 연말연시에는 휴가철을 맞아 숙박 수요가 증가했으며, 망년회 등 외식 수요는 감소했지만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 증가가 숙박·요식업 성장에 기여했다.
그러나 식품 가격 상승은 일상 소비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일본 체인점 협회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슈퍼마켓 판매액은 전년 대비 2.7% 증가했지만, 이는 가격 인상에 따른 효과가 크다. 총무성 가계 경제 조사에 따르면, 식품 지출이 전체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엥겔 계수는 2024년에 28.3%를 기록하며 1981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식품 지출이 늘면서 의류와 장난감 등 다른 소비는 감소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4분기 일본의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하며 3분기의 2.4%를 초과했다. 2023년 3분기에 5.5% 상승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성장률이 둔화되었으나, 최근 다시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용자 보수 증가율은 명목상 5.8% 증가했으나, 실질 증가율은 3.3%에 그쳤다.
향후 일본 경제의 주요 변수는 실질 임금 상승 여부다. 임금 상승이 지속되더라도 물가 상승이 이를 초과하면 개인 소비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 일본 자동차 업계도 미국의 '상호 관세' 정책이 일본차의 대미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업 실적이 악화되면 임금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도 일본 경제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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