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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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본 자동차 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월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관세 부과 조치는 일본 자동차의 미국 내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분석에서는 일본 6대 자동차 기업이 입을 손실이 최대 3조 엔(약 2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4월 수입 자동차에 약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승용차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이는 기존보다 10배 증가하는 수준이다.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이 전체 수출액의 28%를 차지하고 있어, 관세 인상은 업계 전반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2024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6%에 달한다. 국가별로는 멕시코(16%), 한국(9%), 일본(8%)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신차 평균 판매가격이 1% 오를 때마다 수요가 2% 감소한다"고 분석하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경우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도쿄정보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도요타, 혼다를 포함한 6개 일본 자동차 기업이 부담해야 할 추가 세액은 총 1조 4200억 엔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차량에 대한 추가 관세까지 포함하면 총 부담액은 3조 2천억 엔에 달한다.

2024년 기준, 스바루는 29만 대, 마쓰다는 22만 대, 닛산은 15만 대의 차량을 미국으로 수출했으며, 이는 각 회사의 미국 판매량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기업들은 공급망을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관세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닛산의 우치다 마코토 사장은 "이번 조치가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미국 수출 차종의 원산지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바루 또한 미국 판매 차량의 절반 가까이를 수입하고 있어 관세 인상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미즈마 가쓰유키 이사는 "정보가 매일 변하고 있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일본에서 53만 대를 수출하며 미국 내 판매량의 23%를 차지하고 있으며, 캐나다·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까지 포함하면 20%가 추가된다.

자동차 부품까지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경우, 완성차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더라도 비용 절감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부품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 전체적인 차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향은 일본뿐만 아니라 포드, 제너럴 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 기업에도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표 이후 19일 도쿄 증시에서는 자동차 업종이 급락했다. 자동차 업종 지수는 올 들어 8% 하락했으며, 도쿄증권거래소와 닛케이평균이 각각 0.3% 하락한 가운데, 자동차와 수송기 업종은 1.3% 하락해 17개 업종 중 두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관세 정책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자동차 관련 주식을 중심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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