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6만여 개 일자리를 줄여
향후 1년간 전 세계 은행업 고용 전망은 개선될 가능성이 낮아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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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호주 파이낸셜 리뷰닷컴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6만여 개의 일자리를 줄였다.

한편 글로벌 은행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 생긴 일자리 대부분을 없앴다.

거래와 상장 투자은행이 크게 줄면서 투자은행이 벌어들인 수수료가 2년 연속 곤두박질쳤다.이로 인해 월가는 감원을 통해 수익 공간을 보호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었다.

2023년 전 세계 은행들의 최소 절반의 감원이 월가의 은행에서 발생할 것이다.이들 투자은행의 업무는 금리 인상 속도에 힘겹게 대응해 왔다.

다른 곳에서는 UBS의 크레디트스위스은행 인수로 합병 후 최소 1만3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고, 앞으로 1년에 여러 차례의 대규모 감원이 예상된다.

금융 서비스 헤드헌팅 회사인 실버라이트 파트너스의 리 사크 사장은 "대부분의 은행은 불안정하고 투자도, 성장도 없다"며 "추가 감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023년 세계 최대 20개 은행이 최소 6만1905명을 감원할 것으로 추산했다.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들 은행이 줄인 일자리만 14만 개가 넘는다.

FT는 회사가 공개한 정보와 내부 보고서를 활용해 소규모 은행이나 소규모 감원을 제외한 자료를 편찬해 업계 전체 실업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몇 년 동안 2015년과 2019년 등 은행업에서 대규모 감원이 발생한 것은 역사적인 저금리에 대처해야 한다는 유럽 은행들의 대규모 감원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2023년 감원의 최소 절반은 월가 은행들의 투자은행 사업이 미국과 유럽의 빠른 금리 인상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이들 대부업체는 코로나19 이후 고용된 인력을 감축하는 경우가 많다.전염병이 막 지나간 후 억제된 거래 수요는 투자 은행 간의 인재 대전을 촉발했다.

하지만 UBS는 전 경쟁사들을 '소화'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강력한 단일 기관으로 떠올랐다.

지난 3월 크레디트스위스 구제금융이 시작된 지 수 시간 만에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은행권 합병으로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시장 관측도 나왔다.

11월 UBS는 합병된 은행들에서 1만3000개의 일자리를 줄여 총 11만6000명으로 줄였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세르히오 엘모티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에 2024년이 '결정적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몇 달 안에 수천 개의 일자리가 더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세계 2위의 감원 기관은 웰스파고(富國)은행이다.은행은 이달 전 세계 직원을 1만2000~23만 명 줄였다고 밝혔다.3분기에만 7000명을 감원했다.

다른 월가의 대형 은행들은 2023년에 연례 '인력 감축' 프로그램을 재개했지만 발병 이후 몇 년 동안 이 프로그램을 시행하지 않았다.

씨티은행 5000명, 모건스탠리 4800명, 뱅크오브아메리카 4000명, 골드만삭스 3200명, JP모건 1000명 등이다.

월가(大街)의 대형 은행은 2023년에 최소 3만 명을 감원할 전망이다.

금융서비스 기준기관인 그리니치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일부 최대 투자은행들은 올 상반기에만 4%를 감원하고 하반기에 더 많은 감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 세계 은행들의 감원 규모가 5%에 못 미치지만 영국 메트로폴리탄은행은 이미 5분의 1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은행은 10월 9억2500만 파운드(약 1조 5297억 2800만 원)의 재융자 계약을 체결한 뒤 구조됐다.

현재 메트로뱅크는 연간 5000만 파운드를 절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로 인해 일부 지점이 폐쇄되고 직원 800명이 퇴사할 수 있다.

일부 대형 은행들은 2023년까지 직원을 줄이지 않았는데, 특히 HSBC와 독일 상업은행 모두 최근 몇 년간 대폭 감원한 바 있다.

이탈리아 2위 은행인 유신은행도 지난 2년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감원을 해왔지만 2023년에는 이렇다 할 감원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3월까지 2년간 정규직 직원을 약 10%(7700명) 줄였고, 1000명에 달하는 희망퇴직 자금을 지원하는 구조조정 비용도 3억유로(약 1조7000억원)로 남겨뒀다.

투자은행 사업이 회복되지 않는 한 향후 1년간 전 세계 은행업 고용 전망은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

그리니치얼라이언스의 아로라는 "2024년 한 해는 2023년 상황의 연장선상에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은행이 점점 보수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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