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관세 전쟁, 저장성을 비롯한 중국 수출 대성에 직격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중 간 관세 전쟁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수출 대성(對美 수출 의존도가 높은 성·시)들이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그중에서도 저장성이 가장 큰 충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된다. 저장성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2024년 기준 71.4‰로, 중국 전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위챗 공식 계정 '즈구 트렌드'가 4월 11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저장에 이어 광둥(68.3‰), 상하이(52.4‰), 장쑤(43.9‰), 푸젠(40.9‰), 산둥, 톈진, 충칭, 쓰촨, 허난 등이 상위 10위권에 포함되며, 전반적으로 동부 연해지역이 미국과의 무역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부 내륙 지역도 국제 물류 체계를 기반으로 수출 비중을 키워가고 있다.
저장성이 미국 수출에 유독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이유로는, 지역민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 성향과 미국 시장에서의 높은 수요가 꼽힌다. 특히 이우 소상품 시장은 ‘미국 대선의 바로미터’로 불릴 정도로 미국 소비자들의 선호를 반영하는 중심지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광둥성은 홍콩, 마카오, 동남아와의 지리적 인접성을 활용한 무역이 강점이며, 장쑤와 산둥은 일본·한국과의 연계가 활발하다. 중서부 내륙 지역인 충칭, 쓰촨, 허난은 항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도로, 철도, 항공 등의 국제 운송 체계를 갖춰 대미 수출에서 일정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인민대학 자오시쥔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첫 임기 당시 중국은 이미 국제 시장의 어려움을 인식했고, 경제 구조 전환이 불가피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기존 수출 경로에 의존하고 있으며, 산업 전환을 꺼리는 경향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세 전쟁의 재점화가 오히려 중국 기업들에게 구조 조정을 촉진하는 ‘채찍’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저장성은 이미 내수 확대와 함께 산업 업그레이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항저우의 AI 기업 딥시크(DeepSeek), 로봇 기업 위수테크놀로지 등은 이러한 혁신을 이끄는 대표 기업이다. 그러나 자오 교수는 기술 혁신이 시장에 받아들여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싱가포르 경영대학 푸팡젠 교수 역시 관세 전쟁이 중국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부 압력이 오히려 중국의 산업 고도화를 가속화할 수 있으며, 미국 중심의 단일 시장 의존에서 벗어나 내수 확대와 시장 다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저장성은 4월 10일 외경무역 고품질 발전 좌담회를 개최하며 기업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국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지원 강화 방침을 밝혔다. 광둥성 역시 상무청 주도로 경제무역 대표단을 구성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며 무역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푸 교수는 “원저우와 사오싱 등 저장의 내륙 지역은 지형적 제약 속에서도 일찍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지역들”이라며 “이들의 발자취는 유럽과 미국 곳곳에 퍼져 있으며, 저장 상품은 여전히 미국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 폭풍이 저장성과 중국 민영기업 전반에 기술 중심의 산업 전환을 강제하게 될 것이며, 일부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지만, 살아남는 기업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만 바라보던 ‘한 줄기 나무에 목을 맨’ 기업은 퇴장하겠지만, 그 자리를 더 나은 기업이 채우게 될 것”이라는 그의 말은 중국 산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시사하고 있다
조성영 기자 chosy@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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