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작년 763만건... 1986년 집계 이후 최저치
젊은 여성 교육수준·경제적 자립도 높아진 결과
출생자 수는 1년 전보다 11.5% 감소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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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에서 혼인건수가 3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 내 결혼 신고 건수가 763만6000건으로 1986년 이후 가장 적었다고 중국 관영매체가중국 민정부(행정안전부 격) 통계를 인용해 지난 20일 보도했다.

중국 혼인건수는 2013년 1346만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감소 추세였으나, 지난해는 전년(2020년) 813만건과 비교해도 감소 폭이 특히 컸다.

도시별로는 소득수준이 높은 상하이와 저장성, 푸젠성, 허베이성, 후난성의 결혼율이 낮았다. 시짱과 칭하이, 구이저우, 안후이, 닝샤 등 중부와 서북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결혼하는 사람 비율이 높았다. 인구통계학자 허야푸는 "교육 수준이 높고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젊은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미혼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1년 기준 중국 20~34세 성인 중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는 전체의 52.7%로 조사됐다.

결혼을 꺼리는 여성은 남성보다 20%가까이 많다는 설문조사도 나왔다. 공산주의청년동맹이 지난해 10월 18~26세 미혼 도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여성 응답자의 43.9%가 결혼할 의사가 없거나, 결혼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답했다. 같은 응답을 한 미혼 남성보다 19.3%포인트 높은 숫자다.

이같은 중국 '결혼 절벽'이 지난해 가속화된 데는 코로나19 유행도 영향을 미쳤다. 이푸셴 위스콘신 매디슨대 연구원은 "팬데믹이 없었다면 지난해 결혼건수는 34만 건 이상 많았을 것"이라며 "결혼을 하고도 아이 갖기를 포기한 커플들을 포함하면 전염병으로 수백만 명의 신생아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이 코로나19 무관용 정책 하에 도시 봉쇄 등 경제·사회 활동을 제한하는 조치를 반복한 것이 혼인 건수 감소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출생자 수가 1062만명으로 1년 전보다 11.5% 감소했다. 중국에서는 가파른 인구 감소에 한 가정당 3자녀까지 허용하기로 했으나, 실효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비와 주거비 등 아이 양육에 드는 제반비용이 크게 올랐고, 국가가 운영하는 보육시설 등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푸셴 연구원은 "올해는 신생아 수가 1000만명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중국이 현재의 방역정책을 유지하면 2023년에 또 한번 출산율이 급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kimsh@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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