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팜유 산업이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위기에 대응해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다. 이는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도한 무역 전쟁의 여파로, 인도네시아 최대 수출 품목 중 하나인 팜유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트럼프는 각국에 대등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인도네시아산 팜유에는 최대 32%의 고율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시적으로 90일간 관세 부과를 유예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인도네시아 팜유 업계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새로운 수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 팜유협회 에디 회장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과세 유예는 미국 시장 진출이 여전히 가능함을 의미하지만, 향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 및 동유럽을 차세대 전략 시장으로 지목하며 “전통시장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식용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팜유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 인도, 파키스탄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다. 팜유협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대미 팜유 수출량은 2020년 150만 톤에서 2023년 250만 톤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와 비교해 인도네시아는 더 높은 관세율에 직면한 상태다. 이에 대해 에디 회장은 “미국 시장 내 인도네시아산 팜유 점유율은 89%에 달한다”며 “이 시장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팜유가 미국 식품 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설령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미국은 인도네시아산 팜유 수입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스리 물야니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4월 8일 팜유 수출세 인하를 제안하며 수출 경쟁력 강화를 약속했고, 이에 대해 업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편 프라보워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해 대응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협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달 말 고위급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할 예정이며, 경제부 엘랑가 장관은 무역 흑자 축소를 위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팜유 농민단체도 정부의 협상 노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도네시아 팜유 농민연합회 만수두스 위원장은 “합의에 실패하면 팜유 공급 과잉으로 농민들이 수확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며, 정부가 최선의 협상 결과를 도출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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