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가 식품 산업의 구조 개편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미국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독일 상보는 6월 16일 보도를 통해 케네디 장관이 특정 인공 색소와 식물성 기름 사용 금지를 포함한 강력한 규제 방안을 추진 중이며, 이는 미국의 비만과 만성 질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라고 전했다.
케네디는 지난 4월, 식품 및 의약품에 사용되는 인공 색소 8종의 단계적 퇴출 계획을 발표하며 첫 규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또한 해바라기씨유, 대두유 등 초가공식품과 튀긴 음식에 흔히 사용되는 식물성 기름의 사용 중단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패스트푸드 업계에 식물성 기름 대신 버터를 사용하라고 촉구하면서, 식물성 기름이 미국인들의 비만과 중독 현상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양학계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식물성 기름 자체가 해롭다기보다, 미국 사회의 가공식품 과잉 소비가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식물성 기름이 적절히 사용될 경우 오히려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기대 수명이 선진국 중 낮은 수준이며, 청소년의 40%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을 겪고 있고,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만성 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에서 케네디의 문제 인식 자체는 일정 부분 타당성을 가진다. 그러나 그가 이전에 백신 부작용에 관한 음모론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력 탓에, 식품 규제 정책 역시 극단적인 시도로 해석되는 분위기도 있다.
백악관은 최근 초가공식품과 화학 첨가물, 운동 부족 등이 어린이 만성질환의 원인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지만, 존재하지 않는 연구를 인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부 내용을 수정해야 했다. 이는 정부의 식품 관련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식품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소비자브랜드협회 회장은 현재 사용 중인 모든 식품 첨가물이 철저한 안전성 검사를 거쳤다고 강조했으며, 펩시와 켈로그 등의 대형 식품업체 임원들은 최근 케네디 장관과 직접 면담에 나섰다.
농업계 역시 식물성 기름의 대체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대두협회는 대체 가능한 동물성 지방과 올리브유의 생산량이 충분치 않고 비용도 높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미국 식품산업이 커다란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한다. 네덜란드 합작 은행의 분석가 니콜라스 페리디는 식품기업들이 새로운 규제 환경에 대비해야 하며, 성분표의 투명성과 새로운 조리 포뮬러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식품 산업의 변화는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슈퍼마켓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대두협회가 의뢰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식물성 기름 사용이 금지될 경우 유지류 제품의 평균 가격이 최대 35% 상승할 수 있으며, 버터는 대두유보다 두 배, 설탕은 옥수수 시럽보다 30% 이상 비쌀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식품 가격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미국 농민들과의 강력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분석가들은 트럼프가 선거 이후 케네디를 교체하고 규제 정책을 무산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결국, 케네디의 건강 캠페인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국 정치의 방향성과 대통령의 지지 여부에 달려 있다. 패스트푸드 문화가 깊이 뿌리내린 미국 사회에서 식품 산업의 전면적인 개편은 단순한 보건 정책을 넘어선 사회 전반의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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