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긴장 속 수출 자격 미갱신이 원인

미국의 대중국 쇠고기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가 3월 2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27일 발표한 자료에서 이 같은 현상이 확인됐다. 미·중 간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쇠고기 수출에 심각한 타격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로 인해 미·중 무역전쟁이 재점화됐고, 미국은 이달 초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 반격으로 중국도 미국산 쇠고기, 돼지고기, 유제품 등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여기에 더해,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미국 식품 수출업체들에게 중국에서 제품을 판매하려면 중국 해관총서에 등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3월 16일을 기점으로 1000개 이상의 미국 육류 가공 공장이 보유한 중국 수출 등록 자격이 만료되었으며, 이 가운데 수백 개의 쇠고기 가공 공장에 대한 등록 갱신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반면, 일부 돼지고기 및 가금류 공장에 대해서는 갱신이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육류 수출 협회의 대변인 조 쉴러는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수출업자와 중국 바이어들이 3월 16일 이후 생산된 쇠고기의 거래를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도 통관에 문제가 생길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농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3월 20일까지 일주일간 미국의 대중국 쇠고기 수출 판매량은 고작 54톤에 불과했다. 이는 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의 주간 평균 판매량이 2000톤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극명한 차이다.
이러한 수출 감소는 미국의 주요 육류 가공업체인 타이슨 푸드 등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이미 소 공급 부족으로 인해 높은 구매 비용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 기업은 중국 시장 수요 감소로 이중고에 빠졌다.
스타이너 컨설팅 그룹의 농업 경제학자 알틴 카를로는 “중국은 미국 쇠고기의 핵심 시장 중 하나로, 현재 가공업자들은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양국 간 무역 긴장이 완화되지 않는 한, 미국 쇠고기 수출의 회복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