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조업체 중 30%는 향후 중국 사업 확대 계획 있어
새로운 기능을 추구하는 중국 소비자가 겨냥 신기술 부활
부품 공용화 추진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

사진=웨이보
사진=웨이보

파나소닉홀딩스(HD)가 중국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4년까지 3년간 500억 엔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10개 이상의 가전 및 공조설비 공장을 신설 또는 증설할 계획이다. 

파나소닉은 중국 시장 수요에 맞는 제품 개발 등을 통해 2021년보다 20% 늘어난 1조엔의 매출을 2024년까지 올릴 계획이다.

미ㆍ중 대립과 코로나19 사태로 공급망이 혼탁해지자 일본 업체들 사이에서 부품 조달을 중심으로 '중국 탈출' 움직임이 확대됐지만 파나소닉은 중국을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시장으로 보고 오히려 공세를 펴고 있다.

파나소닉의 이번 투자는 2000년 이후 중국 가전 제품 사업에 대한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18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에 새로 건설하는 가전공장이 2024년 저장성에 가동된다.

파나소닉은 전자레인지와 밥솥 등 조리가전 납품 규모가 연간 20억위안(약 1조7000억원)에 이르는 체제를 구축한다.

광둥(廣東)성의 미용가전 공장에 새 공장을 짓는 것 외에 이 성에 있는 에어컨 공장도 증설한다.

또한 다이킨공업은 2024년 10월 광둥성에 약 17억 위안을 들여 에어컨 공장을 새로 건설하는 등 일본 가전업체들의 중국 시장 투자 움직임이 활발하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주요 제조업체 1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 5곳은 중국 구매 비중을 줄이겠다고 답했지만, 30%는 앞으로 중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파나소닉은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는 제품도 개발하는 중이다. 중국 내에서 상품 기획 승인 절차를 완료하는 체제 구축 등을 통해 2024년까지 개발 주기를 현재의 절반으로 단축한다.

가전 신모델을 개발할 때는 약 8개월 걸리던 개발 기간을 소폭 개선하면 3개월 반으로 주기가 단축된다.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가전에 대해 2~3년에 한 번씩 제품 업데이트를 실시해 개발비를 줄일 계획이고, 유행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중국에서는 제품 투입 주기를 앞당길 계획이다.

중국에도 새로운 기능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 과거 일본에서 발이 묶였던 기술도 부활했다.

예를 들어 최근 중국에서 출시된 '바이오닉 손세탁' 세탁기의 경우 상부에 장착된 고무 부분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해 일반 세탁기로 손상되는 옷도 손세탁하듯 문질러 빨 수 있다. 이런 세탁기는 10년 전 일본에서 개발됐지만 상품화가 늦어졌다.

중국 가전시장에서는 하이얼과 메이커 등 중국 자본 메이커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파나소닉의 점유율은 몇 %에 불과하다.

파나소닉홀딩스 부사장이자 중국 동북아 총괄대표를 맡고 있는 혼마 데쓰로는 "중국에 뿌리를 내리지 않고는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중국에서 주류로 자리 잡은 전자상거래 플랫폼(EC)도 강화한다.제품 취급을 늘리는 것 외에도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물건을 파는 '라이브 커머스'도 하고 있다.

현재 파나소닉의 중국 전자상거래 플래그십 스토어 회원 수는 약 200만 명으로 2024년까지 7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다. 

파나소닉홀딩스 산하에서 중국 사업을 주로 하는 중국 동북아시아 부서는 2021년 8324억 엔의 매출을 2024년까지 1조 엔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부품 공용화 추진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여 EBITDA(세금감가상각 및 상각전 이익)를 300억 엔에서 800억 엔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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