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 취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향군상조회 대표 교체
- 김진호 회장 재향군인회 선거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충성맹세’ 서신 보내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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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라임사태'와 연루된 의혹을 받는 재향군인상조회(향군상조회)를 압수수색하면서 김진호 재향군인회장이 구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재향군인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 향군상조회 압수수색, 라임사태와의 연관성?

검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이날 오전 10시40분부터 6시간동안 서울 서초구 향군상조회 경영총장실과 경영본부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라임 사건 수사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된 것으로 상조회 매각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구속)은 향군상조회를 헐값에 인수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재향군인회 핵심인사들이 이 상조회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상조회 매각대금 일부를 빼돌렸다”는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시 서초구 향군회관에서 열린 제67주년 재향군인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대한민국재향군인회 김진호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시 서초구 향군회관에서 열린 제67주년 재향군인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대한민국재향군인회 김진호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김진호 회장의 구속수사 가능성

검찰의 한 소식통은 “김진호 회장을 비롯한 재향군인회 핵심인사들 10여명이 재향군인회 알짜회사인 상조회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라임의 김 전 회장에 헐값매각하고 매각대금 일부를 가로챈 의혹이 제기돼 김진호 회장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이 소식통은 “필요할 경우 김진호 회장을 비롯한 재향군인회 관계자들을 구속수사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진호 회장이 재향군인회 회장 취임 직후 향군상조회 대표를 가장 먼저 교체한 것을 두고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도적으로 상조회를 겨냥해 김진호 회장의 핵심 측근을 심어놓은 것처럼 보인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그것이다.

이같은 세간의 의혹어린 시선에 김진호 회장은 “내부적으로 대표를 빨리 바꿔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또, 알짜회사인 상조회를 매각한 이유를 묻자 김진호 회장은 “해당 상조회는 만성 적자 회사였는데 무슨 알짜회사냐”라며 “마치 이 매각에 비리가 있는 것처럼 언론에 비춰졌는데 우리도 이러한 오해가 빠른 시간 내에 소명 되길 바란다”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5개월간의 도피행각 끝에 경찰에 붙잡힌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주범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4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김회장은 피해액 1조6천억원 규모로 수많은 투자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피의자다[사진=뉴시스]
5개월간의 도피행각 끝에 경찰에 붙잡힌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주범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4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김회장은 피해액 1조6천억원 규모로 수많은 투자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피의자다[사진=뉴시스]

 

- 향군상조회 인수 과정

앞서 라임 사태의 몸통으로 불리는 김 전 회장과 그 일당은 올해 초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라임 자금 등을 동원해 향군상조회를 인수했다.

이어 상조회 자산 약 378억원을 횡령한 뒤 이를 숨기고 2개월 만에 향군 상조회를 다시 보람상조회사에 팔아 계약금으로 25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러한 혐의 대해 16일 향군상조회 관계자는 “우리는 라임사태에 대해 매각이 다 끝나고 2달 뒤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라며 “매각과정도 대행사를 통해 진행을 했기 때문에 절차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세간의 의혹을 부인했다.

또 이 관계자는 “비리가 생길 만한 여부가 전혀 없다”며 “국가 보훈처가 주관하는 복지심의위원회에 통과가 되어야 매각이 진행된다. 우리는 절차를 다 밟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향군상조회의 영업수수료 거래 은행에 대해 묻자 김진호 회장은 “거래 은행이 따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가 “은행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을 바꿨다.

압수수색한 자료를 바탕으로 향군 상조회 매각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는 검찰은 필요할 경우 김진호 회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 향군상조회 지도자층 줄줄이 구속, 로비 드러나나?

이와 함께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5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사기·횡령) 혐의, 그리고 횡령 행위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장모 전 향군상조회 부회장과 박모 전 상조회 부사장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 등은 무자본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상조회를 인수한 뒤 김 전 회장과 함께 상조회 자산 378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법무법인은 재향군인회가 상조회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주간사로서 보수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이번 압수수색에 앞서 이상기 향군정상화추진위원회(추진위) 위원장은 지난 4월 2일 오전 김진호 회장과 재향군인회 상조회 관련자들의 44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를 수사해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추진위는 "'라임사태' 관련자들이 로비 명목으로 향군에 큰 돈을 썼다는 내용의 녹음파일이 공개됐다"며 "향군 집행부가 라임 자회사를 대상으로 상조회 매각을 밀실·졸속으로 추진했으며 급기야 상조업 경험이 전혀 없는 향군상조인수컨소시엄에 상조회를 매각했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어 "특히 김진호 회장이 이렇게 향군상조회를 무리하게 매각하는 것은 2년 전 최저경매가의 2배를 주고 산 학소원장례식장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며 관련 비리를 철저히 수사해달라고 추진위는 촉구했다.

이와 관련, 검찰 주변에서는 “김진호 회장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 1조6000억 규모의 '라임 환매중단 사태'에서 전주(錢主)로 지목되고 있는 김 전 회장의 로비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 밖에 재향군인회 주변에서 “김진호 회장은 박근혜 정부 때 재향군인회장 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른바 ‘충성맹세’ 서신을 보내기도 한 인물”이라며 “검찰이 김진호 장군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 등 고강도 수사를 벌일 수도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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