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판매 늘어도 정작 인삼 수요는 줄어드는 기형구조... 독고점 기업은 스파사업까지

[뉴스비전e 김호성 기자] 국내 인삼 사업이 위기 조짐이다.

사드배치로 인해, 기존부터 줄어들어왔던 중국 수출 여건은 더욱 흉흉해졌다. 

1위 기업인 KGC인삼공사의 매출은 1조원이 넘어서면서 자축하는 분위기지만 이 기업의 이야기일 뿐이다. 

국내 홍삼시장 점유율 70%로 추정되는 KGC인삼공사의 연매출은 드디어 1조1천억원대. 규제대상 여부를 차치하고, 독과점이다.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가 '반값 홍삼'으로, 농협이 '한삼인' 브랜드로, 코넥스에 상장된 대동고려삼과 같은 중소업체들이 다 가세해도, 시장지배적 구조는 바뀌지 않고 있다. 

KGC인삼공사의 매출이 1조원을 훌쩍 넘어서는데도 불구하고, 인삼 재배농가는 힘들어지는 이유는 기형적인 구조다. 

KGC인삼공사의 정관장 브랜드에 힘입은 마케팅 파워는 커지는데, 정작 인삼수요는 줄어들고 있다. 

정관장은 '정부가 관할하는 믿을수 있는 제품'이라는 뜻으로, 민영화된 KGC인삼공사가 이 브랜드를 사용하는게 타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민영화가 된 이후에도 여전히 공사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으니 공기업 분위기에 정부 보증제품이라는 이미지는 더욱 강하게 부각된다. 

'에브리타임' 등 스틱형, 또는 파우치형 제품들은 비교적 인삼이 적게 들어간 제품이다. 인삼이 적게 들어간 제품은 많이 팔리면 KGC인삼공사의 매출이 늘어나지만, 정작 인삼수요를 늘리는데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인삼이 많이 들어간 엑기스형 시장을 '에브리타임'과 같은 파우치형 제품이 대체하다보니, 인삼이 들어가는 양이 적어지면서, 수요가  줄고, 인삼가격은 떨어졌다.

KGC인삼공사가 원재료 사는데 들어가는 돈은 적어지고, 매출은 늘어는 산업구조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민영화된 기업이 정부주도 산업에서 쌓아온 브랜드 힘을 기반으로 독식하는 시장이지만, 인삼시장이 국민 생필품이 아니라는 판단에서, KT가 민영화된 이후 유효경쟁을 위해 받았던 통신시장 규제와는 동떨어져 있는 모습이다.

이런 구도속에 농가는 머지 않아 밭을 갈아엎어야 할 분위기라는게 인삼 산업 관련 유관협회 등의 호소다.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한삼인'에 농협 브랜드를 넣어 사업자간 일정한 경쟁을 통해 산업의 규모를 키우는 정책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인삼협회 등 인삼업계 관계자들은  "단가가 떨어지면서 농가는 힘들고 재고는 쌓이고 싸게 처분해야 하고 그러니 인삼가는 떨어진다."고 호소한다. 

그러니까 KGC인삼공사가 인삼이 적게 들어가는 파우치형 제품 판매에 집중하면, 이 회사의 매출은 늘어나고, 정작 인삼수요는 줄면서 인삼을 사들이는데 서야하는 비용은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인삼 가격은 KGC인삼공사가 주도권을 쥐고 있으니, 한동안 인삼이 적게 들어가는 제품판매에 집중하고 있으면, 원재료 가격을 낮춰가면서 이 회사의 매출은 늘리는 전략도 구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나홀로 호황'은 매출에만 그치지 않고 농가로부터 인삼을 수매하는 단가도 낮출 수 있으니, 이익도 높일수 있는 구조라는 평가다. 

"엑기스(진액) 제품에는 인삼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게 많이 팔리면 소비량이 늘어나는데, 다른 제품들 스틱형 또는 파우치라고 해서 조그만 '에브리타임' 같은거 그런 것들이 많이 팔리다보니까 KGC인삼공사의 매출 금액은 늘었지만 실질적으로 수삼이 많이 들어가서 많이 팔리는게 아니다"라는 설명이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낮은 제품을 찾다보니까 파우치를 많이 찾게 되고 KGC인삼공사의 매출은 늘어났다. 수년간 못넘어섰던 1조원 매출도 돌파했다. 

인삼소비량이 줄고 인삼가격이 떨어지면서 농가는 밭을 갈아엎기 전 분위기라는데도, 이 회사는 호황이다.

KGC인삼공사의 매출이 늘어나는만큼 소비자들이 인삼함유량당 지불해야 할 비용이 적어지고 있는지는 확인해 봐야 한다. 

반면, 농협이 하는 인삼사업 매출은 크게 줄었다. 중국 수출은 사드배치 보복으로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다. 

"제일 많이 나가야 되는 (수출을 많이 해야할 대상국인) 중국에서 이렇게 막히다 보니까.연쇄적으로 계속 막히는 거에요 출구가...인삼농협에서 판매되는 수삼의 경우 작년 명절때와 비교해 35.8% 나 줄었어요. 심각한 거에요. 10%만 넘어가도 심각하고 우려되는 수준인데, 인삼농협이 그정도 인데 영세한 유통업자들은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죠" 

인삼농협은 주산지에서 운영하는 인삼제품 체인으로 볼 수 있다. 농협에서 하는 인삼농협에서 35%나 제품 판매가 줄어들 정도면, 영세유통업체는 더 심각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인삼제품 1위 기업 KGC 인삼공사의 연매출이 1조 1천억정도라고 해도 재고량도 매출 버금가게 쌓여있는 현실이다. 인삼이 적게든 제품을 많이 팔다보니, 재고는 쌓일수 밖에 없다. 

 

KGC인삼공사는 스파사업, 화장품 사업에 인삼을 넣은 애견사료사업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9만원~50만원에 달하는 '정관장 스파G'가 호황을 누린다고, 인삼재고 소진에 큰 효과를 줄 수 있어 보이진 않는다. 직접 먹는 제품만큼 스파에 홍삼이 많이 필요하진 않기 때문이다. 

회사의 수익성은 더 좋아지겠지만, 정관장 브랜드를 발판으로, KCG인삼공사의  '나홀로 호황'만 누리고 있을 뿐 농가와의 상생과는 괴리가 있다는 평가다. 

경제적 관점에서 대기업들에게 가끔은 '상생'이라는 논리가 부담이 될 때가 적지 않다. 그러나 농가에서 원재료 받아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에게는 '상생'은 스스로의 영속성을 위해서도 필수다. 

인삼업계의 현재 구조가 그렇다. 

농가가 밭을 갈아 엎고 생산을 하지 않게 되면?

인삼업계는 지금의 구조가 앞으로도 더욱 심각해 질 것을 우려하며, 이는 KGC인삼공사의 경영에도 영향을 줄 거라는 지적이다. 농가에서 생산을 중단하면, 인삼가격을 공급이 줄게 되면서 다시 폭등할 것이고, 결국 중국산 인삼이 들어오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된다. 

"지금은 영세농가들이 힘들어지는 상황이고 자연스럽게 건강쪽에 찾은 사람이 많아지면 그런 경우 수요자가 늘어서 가격이 올라가는건 좋은데, 농가들이 힘들어서 재배를 그만하고 공급량이 줄어서 가격이 올라가면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 된다는 거다. 인플레이션 가기전 디플레이션 오는 상황이 슬슬 나타난다. 뭐냐면, 갈 곳 잃은 삼들이 가격은 떨어지고 중국 수출도 막히면, 수요자가 주니까 재고가 늘어날거고, 어느 순간 가격이 오르는 시점도 온다. 농가가 자빠져서 밭을 엎어버리는 상황에서 가격이 오르면 문제다. 그 자리는 수입인삼이 자리를 차지하고 고려인삼 자체가 명분을 잃게 된다." 

한국인삼협회 관계자의 말이다. 

독과점에 대한 문제점을 이야기 하자 그는 "KGC인삼공사 탓을 할거는 아니다. 예산을 받아서 집행할수 있는 가공업체가 많지 않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말은 KGC인삼공사 이외 가공과 판매에 힘을 발휘할 업체들이 성장을 해서 상생적 경쟁을 하면 좋겠지만, 현재로선는 딱히 대안이 없다는 이야기로도 들린다. 

물론 이젠 민영화가 된 KGC인삼공사가 추구해야 하는건 일순위가 수익성, 경영효율성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다.

홍삼전매법이 폐지된지 20년 가까이 흘렀지만, 민영화 이후에도 단일 기업이 여전히 독과점하는 구도는 여전히 남아 있고, 재배농가를 비롯한 인삼산업은 힘들어 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영화된 KT에 대해 통신산업에 유효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일정한 규제를 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정부가 관할하는 믿을수 있는 제품'인 '정관장' 브랜드를 쓰고 있는 민영화 기업 KGC인삼공사는 경영목표에 '상생'이라는 책임을 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당국에서도 특정 기업 매출만 늘고, 재배농가와 중소 판매업자들은 시름하고 있는 인삼산업의 구조에 대해 좀 더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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