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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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전 세계적으로 부유층의 해외 이주가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영국이 가장 많은 부자 유출국으로 떠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월 25일 보도를 통해 올해 약 14만 2천 명의 고자산가가 자산과 함께 조세 환경이 유리한 국가로 이주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그 중 약 1만 6,500명이 영국에서 유출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는 영국이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부자 유출 1위에 오른 기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의 해외 유출 자산 규모가 약 918억 달러(한화 약 12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는 점이다. 유입지로는 중동 국가들, 미국, 그리고 이탈리아 등이 선호되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특히 해외 소득에 대해 일정한 세금 상한제를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부자 탈출 현상의 배경에는 영국 정부의 세제 개편이 자리하고 있다. 2024년, 영국은 해외 소득에 대한 세금 우대 조치를 폐지하기로 결정했고, 이는 해외 금융 자산을 보유한 부유층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런던에서의 탈출 행렬은 "골드만삭스 전 임원의 밀라노 이주", "영국 부동산 재벌의 모나코 정착" 등으로 이어지며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부유층 이민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하인즈 컨설팅에 따르면, 영국 내 100만 달러 이상의 투자 가능한 자산을 보유한 고자산가들의 이탈이 집중되고 있으며, 대체 거주지로는 세제 혜택이 두드러진 중동 지역과 이탈리아가 가장 인기다. 특히 밀라노는 영어 사용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해외 부유층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현지 사회의 불균형도 가속화되고 있다. 밀라노 중심가의 부동산 가격은 급등하고 있으며, 경찰, 대중교통 직원, 미화원 등 공공 서비스 종사자들이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도심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도시 기능의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 경찰 고위층은 “도시 사막화 위험이 존재한다”고 경고했으며, 영국 교육 시스템을 채택한 학교들에는 입학 대기자가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고자산가 탈출은 단순한 국외 이주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자산 흐름과 지역 경제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대한 현상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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