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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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세계 최초로 시행한 첨단 시험관 아기 기술을 통해 유전병 전파 위험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하며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술은 ‘삼친 아기’로 불리는 새로운 생식 방식으로, 유전병을 유발하는 미토콘드리아 DNA의 대물림을 차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일부 여성의 난자는 미토콘드리아에 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치료가 어렵거나 치명적인 유전병이 신생아에게 전달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관으로, 그 이상은 신경계 질환이나 근육질환 등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새로운 기술은 건강한 여성의 수정란에서 핵을 제거하고, 변이된 미토콘드리아를 가진 여성의 수정란 핵을 이식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지닌 새로운 수정란이 형성되어, 유전병의 전파 가능성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뉴캐슬 대학교 연구진이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영국 뉴캐슬 출산 센터에서 22명의 여성이 이 기술을 활용한 시험관 시술을 받았고, 그 결과 총 8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다. 이들은 남녀 각각 4명이며, 현재 생후 6개월에서 2세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다.

연구 결과, 이들 중 6명의 아기에게서 변이 미토콘드리아 DNA가 95%에서 100%까지 감소했으며, 나머지 2명도 77%에서 88%까지 감소해 유전병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보다 낮았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모자 간 유전병 전파를 실질적으로 차단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 아기들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기술이 도입되면서 윤리적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이 아기들은 생물학적으로 세 명의 유전자를 물려받기 때문에 ‘삼친 아기(three-parent baby)’로 불리며, 일부에서는 유전자 조작을 통한 ‘맞춤형 아기’로의 확장 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정부는 2015년 세계 최초로 해당 기술의 의료적 사용을 공식 승인하며, 유전병 예방이라는 명확한 목적 아래 기술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유전병 예방 분야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동시에, 생명윤리와 첨단 생명공학 간의 경계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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