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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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5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선언한 ‘해방의 날’ 관세가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키면서, 전 세계 인수합병(M&A) 활동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 거래를 제외한 대부분의 인수는 보류되며, 2분기 전체 거래량은 팬데믹 초기 시기를 제외하면 지난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2분기(4월~6월) 동안 발표된 전 세계 거래 건수는 약 1만 9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2분기(약 1만 600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로, 사실상 2015년 이후 가장 저조한 분기 실적이다.

시장에서는 당초 백악관의 규제 완화와 친기업 정책으로 인수합병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했으나, 미국이 4월 2일 대규모 관세를 발표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여기에 중동 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까지 겹치며 기업 이사회는 보다 신중한 태도로 전환했다.

글로벌 로펌 세타의 로렌조 콜트 이사는 “초기 몇 주간은 기대감이 있었지만, 불확실성이 커지자 이사회는 빠르게 보수적인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밝혔다.

비록 거래 수는 급감했지만, 대형 전략적 거래의 영향으로 총 거래 규모는 9,690억 달러로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100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 거래의 비중은 전년 대비 75%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 대표적인 대형 거래로는 미국 콕스의 특허통신회사 인수(350억 달러), 도요타의 자회사 민영화(330억 달러),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가 이끄는 컨소시엄의 호주 산토스 석유 인수(240억 달러) 등이 꼽힌다.

그러나 사모펀드 업계의 위축도 두드러졌다. 2분기 글로벌 사모펀드 지원 인수합병 거래는 약 1,850건으로, 1분기보다 650건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상반기 거래량이 1,250건 줄어든 수치다. 고물가와 금리 불확실성, 환율 변동성이 사모펀드 산업의 자산평가와 거래 추진에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씨티은행 그룹의 북미 투자은행 책임자인 옌스 웰트는 "최근 거래는 주로 상장 기업의 인수와 비핵심 자산 매각에 집중되고 있다"며, 구조적인 거래 형태와 계약 조항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민영화 및 기업분리 관련 건수는 여전히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KKR이 런던 상장사 스페이지를 47억 파운드에 인수하고, 브리티시 페트롤리엄이 자회사 캐스트롤을 매각한 사례가 있다.

미국 다비 로펌의 인수합병 공동 책임자 올리버 스미스는 “상황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처럼 보이지만, 기업들은 점차 불확실성에 익숙해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거래 활동이 점차 회복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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