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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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7일 스페인 아베사이 보도에 따르면, ‘난민 위기’ 이후 처음으로 독일이 유럽 내 망명 신청 수에서 선두 자리를 내주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기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독일의 망명 신청 건수는 전년 대비 급감했으며, 대신 스페인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독일에 접수된 망명 신청 건수는 총 6만5,495건으로,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43%나 줄어든 수치다. 독일은 이로써 유럽 내 망명 신청 수 기준으로 3위로 밀려났고, 스페인(7만6,020건)과 프랑스(7만5,428건)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독일의 정부 교체와 정책 전환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새로운 독일 정부는 보다 엄격한 국경 통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국경에서의 망명 신청자 거부, 추방 조치 확대, 가족 상봉 절차 중단 등 강도 높은 조치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과거 독일을 선호하던 난민들이 점차 스페인이나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EU 이민 전문가 레나 듀폰은 "이러한 변화에는 계절적 요인 외에도 EU 외곽 국가들과의 파트너십 협정이 핵심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북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협정을 통해 해당 국가들은 EU의 지원을 활용해 보건, 교육, 안보 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민 동기가 상당 부분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독일 당국은 북아프리카 내 불안정한 정세, 특히 리비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내전으로 인해 수개월 동안 대규모 이탈이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약 9만 명에 달하는 리비아인이 유럽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향후 또 다른 난민 급증 사태로 이어질 수 있어 유럽 각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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