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투기자금이 몰고 온 식량난 경고

최근 초콜릿, 커피, 오렌지 주스 등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기호품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이상기후로 인한 수확량 감소와 투기자금 유입이 결합해 시장 변동성을 심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기후변화의 악영향이 점점 더 소비자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며, 미래 식량난에 대한 경고를 울리고 있다.
초콜릿의 주요 원료인 코코아 열매의 가격은 다시 한번 급등하고 있다. 뉴욕 선물시장에서 코코아 가격은 지난 18일 t당 1만2000달러를 넘어서며 약 8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코코아의 주요 생산지인 서아프리카가 이상기후로 심각한 흉작을 겪고 있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커피 원두 가격도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주요 생산지인 베트남과 브라질에서 가뭄과 고온 현상이 이어지며 공급 부족 우려가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오렌지 주스의 경우도 19일 선물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이러한 기호품 원자재 가격 상승폭은 유례없는 수준이다. 코코아 콩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2.6배 상승하며 비트코인 상승률을 능가했다. 아라비카 원두와 오렌지 주스 가격도 각각 70% 이상 올랐다.
이 같은 가격 급등의 주요 배경에는 이상기후와 더불어 투기자금의 유입이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매니지드 머니’ 지표에서 코코아 원두와 커피 원두의 순매수 총액은 2023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5년에도 기호품 원자재 시장의 불안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농산물 시장 연구 기관의 주디 게인스는 코코아 원두 공급 부족이 4년 연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브라질의 커피 생산량도 가뭄과 고온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글로벌 커피 원두 재고는 최근 몇 년 동안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공급 부족 문제 해결에는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식품 제조업체와 소매업체들도 조치를 취하고 있다. 세계 최대 커피 메이커인 네슬레는 2025년 2월부터 음료 제품 80종의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며, 일본 맥도날드홀딩스는 오렌지 주스 빅 사이즈 판매를 중단했다.
주요 곡물의 경우 특정 지역에서 흉작이 발생해도 다른 지역의 증산으로 공급 부족이 완화될 가능성이 크지만,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이러한 안전장치마저 위태로워지고 있다.
일본 농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관의 하세가와 도시히로 연구원은 “주요 산지들이 동시에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식량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기호품 원자재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은 이제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식량안보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시사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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