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말 대비 2024년 1분기 상승률은 9.1%
2020년 4분기(1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낙관론으로 벤처캐피털 AI에 투자 확산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전 세계 증시가 9% 상승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의 높은 성장 전망에 반도체, 정보기술(IT) 등 첨단주가 급부상한 것이 주효했다. 그동안 통화완화 환경에서 발생한 핫머니가 미국·유럽의 금리 인하 기대와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에 힘입어 대거 매수에 나선 것이다.

글로벌 증시의 전반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명성글로벌지수는 29일까지 사흘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앞서 2023년 말 대비 2024년 1분기 상승률은 9.1%로 2020년 4분기(1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권수익률 상승으로 0.6%포인트 하락한 ftse 세계국채지수와는 대조적으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빈센트 모티에 프랑스 자산운용업계 최고투자책임자는 "기업 이익과 국내총생산(GDP)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장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낙관론으로 활발해진 벤처캐피털이 AI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젠쉰-후이성 워크스테이션은 주식 시가총액 500억 달러 이상인 전 세계 약 400개 대기업의 2023년 말부터 2024년 3월 말까지 시가총액 변화를 분석한 결과 AI 관련 기업의 상승폭이 전반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장 많이 오른 미국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의 시가총액은 3.7배 급등한 591억 달러를 기록했다.AI를 지원하는 고성능 서버를 설계·제조하는 이 회사는 2위인 미국 반도체 공룡 엔비디아(85% 성장)의 파트너다.

이 회사가 1월 18일 2023년 4분기 예상 실적을 발표하면서 예상보다 약 30% 높은 상승세가 시작됐다.주가 급등으로 중간주로 분류됐던 SMCI가 S&P500지수에 편입되면서 존재감과 인지도가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올해 1분기 AI 시세의 범위가 확대된 셈이다. 시가총액이 50% 가까이 늘어난 미국 델 테크놀로지스도 AI 칩을 적용한 서버를 내놓으며 호실적을 인정받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3월 중순 AI 서버 업계 매출이 "2027년까지 연평균 50%씩 성장할 것"이라며 공급사들도 막대한 배당금을 챙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핀테크 관련주도 선방했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 거물 '비트코인 베이스'가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따른 환매 증가로 주가가 55% 상승했다. 올해 3월에는 브라질 신흥 디지털은행인 누뱅크의 모회사인 누홀딩스가 2021년 12월 기업공개 이후 최고 주가를 경신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24년 1분기에 석유와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국제 원자재 지수가 1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3일 보도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가운데 공급 리스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석유 가격이 오른 것이다. 이상기후로 작황에 영향을 받아 코코아 콩 등의 가격이 치솟았다. 반면 재고가 충분한 천연가스 등의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제 벌크상품 종합가격 동향을 보여주는 파이낸셜타임스의 핵심 벌크상품인 CRB지수는 3월 말 290으로 2022년 8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23년 말 대비 분기별로 10%씩 올랐다.

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석유 가격 상승이다.

런던 시장 코코아 콩 선물 가격은 3월 26일 한때 t당 8000 파운드(약 1366만 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 말 t당 3300파운드다.

일본의 시장리스크 컨설팅회사인 신무라 나오히로는 "2분기에는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벌크 상품 가격 상승세가 억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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