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중단으로 에너지 비용 부담 가중
중국발 경쟁 심화가 겹쳐
독일 경제는 2년 연속 쇠퇴
독일의 올해 평균 실업률이 6%까지 오를 수 있어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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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경제부가 가뜩이나 높지 않은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한다고 러시아 TV투데이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독일 경제가 2년 연속 위축될 것이라고 쥐트도이체차이퉁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독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중단으로 에너지 비용이 치솟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독일은 지난해 주요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경기 위축을 겪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경제부는 2024년 독일 경제 전망을 0.3% 성장에서 0.2% 위축으로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2023년 0.3% 위축된 데 이어 이번 인하로 독일 경제는 2년 연속 쇠퇴하게 됐다.

또 경제부는 2025년 독일 경제성장률을 1.1%, 2026년 1.6%로 전망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경제장관은 포괄적인 세금 감면과 에너지 보조금 프로그램을 통해 생산과 지출을 촉진하기를 바라고 있다.

독일 경제연구기관들은 이런 조치들이 반드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6개 싱크탱크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5년 독일 경제성장률을 0.8%, 2026년 1.3%로 전망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자 베를린은 러시아로부터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중단했고, 독일 에너지 가격은 폭등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 독일이 수입한 천연가스 중 55%는 러시아산이었다. 게다가 독일은 원자력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해 왔기 때문에 천연가스 공급 부족에 따른 에너지 가격 폭등도 제조업의 생산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

에너지 딜레마에 중국발 경쟁 심화가 겹치면서 독일의 거대 제조업자들은 비용을 절감하고 사업 규모를 축소해야 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달 약 90년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 공장 두 곳의 문을 닫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3년 7월부터 2024년 7월까지 독일의 산업생산량은 5.3% 감소했고, 이와 동시에 독일산 제품 주문도 비슷한 폭으로 감소했다.

베를린에 있는 신경제포럼은 올해 초 독일이 에너지 가격 급등 충격으로부터 에너지 부문을 보호하지 못해 2020년대를 '잃어버린 10년'으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럼은 이 위기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최악의 경기침체"라고 표현했다.

경제위기로 인해 올라프 숄츠 총리의 지지율은 기록적인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실시된 '독일 트렌드' 여론조사에서 독일인의 18%만이 숄츠의 업무 수행에 만족해 역대 최저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편 독일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은 가을 공동 보고서에서 2024년 국내총생산(GDP)이 0.1%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2년 연속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26일 독일 일간지 르몽드가 보도했다.

경제학자들은 독일 경제가 결코 주기적인 하락을 넘어 구조적 위기에 빠져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머지않아 실업률이 크게 치솟을 것이다. 

주요 기관들은 독일 경제가 2025년 0.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여러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이 예측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2002년과 2003년에만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구조적 위기는 주기적인 하락보다 훨씬 더 다루기 어려우며, 특히 현재의 위기가 부분적으로 지정학적 불안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렇다. 정책 입안자들이 더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보고서는 "지금까지 경제정책은 해결책의 일부라기보다는 문제의 일부였다. 경제학자들은 독일 연립정부가 내놓은 경제성장 방안에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현재 49개 세부조치가 기껏해야 향후 부양책 역할을 할 수 있는 틀 개선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제조업은 독일의 원래 강점인 경제난이 집중된 상황이다.

연구자들은 독일이 '탈(脫)산업화'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데이터는 의심할 여지 없이 국내총생산(GDP)에서 독일의 산업 부가가치가 크게 감소하고 에너지 집약적 산업의 감소가 두드러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전문가들의 실업률 전망도 이전보다 비관적이다. 보고서는 독일의 올해 평균 실업률이 6%까지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성희 기자 ksh2024@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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