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양푸구 모습./사진=웨이보
현재 양푸구 모습./사진=웨이보

도시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도시 랜드마크’라는 용어는 친숙하게 여겨진다. 대도시든 소도시든 사람들은 도시의 특성을 강조하고 특유 매력을 전달하는 건축 공간이 존재하는 것을 원한다. 

상하이에서 가장 크고 인구가 많은 도심인 양푸(杨浦)구는 몇 년의 개발을 통해 ‘산업 양푸’에서 ‘지식 양푸’, ‘혁신 양푸’로 거듭났다. 새로운 건축 공간이 들어서면서 상하이를 대표하는 화려한 건물과는 또 다른 랜드마크로 평가되고 있다.

양푸구 공장 분포도./사진=웨이보
양푸구 공장 분포도./사진=웨이보

 

독특한 지리적 특성을 지닌 양푸의 강변은 총길이가 약 15.5km에 달하는 상하이 시내에서 가장 긴 강변으로 특유의 워터프런트를 형성하고 있다. 양푸대교 양쪽에 위치한 양푸 공업지구는 근대 상하이에서 가장 큰 에너지 공급 및 산업 기지였다. 

발전 과정에서 중국 산업 역사에 수많은 업적을 남겼을 뿐 아니라 근대 산업 문명의 산책로로 알려져 있다. 수십 개의 공장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강을 따라 다양한 폭의 토지를 형성하여 황푸강에서 500m 떨어진 도시 생활을 차단하여 강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과거 황푸강은 외국과의 교류가 잦아 화물선이 즐비하였으나 양푸구는 강변이 길어 뻗어져 있어도 공장과 기업들로 가등 큰 배가 들어올 수 없었다. 양푸구는 중요한 생산 지역으로 취급받았기에 큰 배가 들어갔다는 자칫 생산 방해로 의심받을 수 있었다. 

1990년대 양푸대교 인근 강변 (상하이 시 기록보관서 소장)./사진=웨이보
1990년대 양푸대교 인근 강변 (상하이 시 기록보관서 소장)./사진=웨이보

바람은 동쪽에서 불어온다. 역사가 새로운 시대를 나아감에 따라 황푸강변과 양푸강변 구간은 마침내 변모했다. 양푸대교 서쪽 강변 공공 공간(2.8km)이 2017년 가장 먼저 개방되었으며, 2019년 9월 말 동쪽 강변(2.7km)도 일반 대중에서 공식적으로 개방되었다. 

이로써 상하이 2035 도시 계획 중심 활동 구역에 위치한 약 5.5km에 달하는 양푸강변 공공 공간의 남쪽 구간이 완성되었다. 사람들은 이 거리를 자유롭게 드라이브라거나 산책로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 현대 산업의 발상지인 양푸강변은 상하이의 산업 발전의 100년 역사를 담은 의미 있는 공간이다. 과거는 출입이 불가능한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야외 박물관처럼 곳곳에 QR코드를 붙여 역사적인 건물들의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하여 외국인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황푸 부두 옛터(黄浦码头), 모직 대마 공장 창고(毛麻厂仓库), 상하이 조선소(上海船厂), 양수푸 정수장(杨树浦水厂), 영국 자딘 원사 공장(英商怡和纱厂) 등 양푸 강변에는 100년이 넘게 양푸강을 지킨 12개의 랜드마크가 새롭게 탄생했다. 모든 건물은 무선 센서 읽기 기능으로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도시가 되었다. 

한때 벽으로 둘러싸여 있던 양푸강변은 트리플 트랙으로 조성되어 산책, 레저와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산업 유산 엑스포 구역(工业遗存博览带), 자연경관 체험 구역(原生景观体验带), 세 가지 활력 구역(三道交织活力带) 등이 통합되어 세계적인 수준의 수변 공간을 조성했다.

5.5km 길이의 공공 공간, 서쪽으로는 94개의 경관 노드가, 동쪽으로는 7만 제곱미터의 역사적 건물과 수백 개의 산업 유산이 있다. 이들은 세월에 흐름에 소멸하지 않고 랜드마크로서 활기를 되찾았다. 

'카키의 제왕(卡其大王)’이라고 불리던 제12면 방공장(第十二棉纺织厂)이 있던 자리는 이제 카키색을 뮤즈로 한 카키색 공원으로 탈바꿈하였다. 카키색 바닥은 친환경적이고 투수성이 뛰어나 스펀지 같은 환경을 조성하고, 아이들을 위해 물레방아는 직접 돌릴 수 있도록 하였으며 목화 밧줄을 엮어 등반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때 중국에서 가장 큰 어시장이었던 상하이 어시장(上海鱼市场)은 이제 레저, 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이 결합한 오리엔탈 피셔맨스 워프가 되었다. 물고가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모습을 닮은 외근은 강을 360°로 조망할 수 있는 독보적인 전망을 선사한다. 일반 투수성 콘크리트 통로에는 옛 어시장의 흑백 이미지가 새겨져 추억을 간직한다. 

양수푸 정수장 벽 바깥에 있는 550m 길이의 강철과 목재 가대 다리는 오염 제어 시설의 일부이자 ‘보트 브릿지’로서 물 위에 매달려 있는 형태로 방문객들이 걸어 올라가 상하이 와이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수장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상하이(중국)= 오수민 기자 ohsm@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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