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장연우 기자] "내 일거수 일투족을 인공지능 비서를 통해 다 수집되고 있다고 한다면...?"

비서인줄 알고 곁에 두고 있는 에코나 구글홈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 취향 대화 등을 다 분석해 이를 빅데이터화하고 클라우드에 전송해 이를 아마존과 구글이 수집해 사용한다면...어디다 쓰는지는 모르지만.

이쯤되면, 비서가 아니라 염탐꾼일 것이다. 

수집한 정보를 어느선까지 사용을 하게 되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아마존과 구글이 인공지능스피커를 출시한 이유는 수익을 내기 위해서라기 보다, 이용자들의 삶과 가장 밀접한 곳에서 정보를 취합할수 있다는 장점이라는 해석이 그간 나왔었다. 

일각에서는 '약탈적 정보수집'이라는 표현도 나올정도니, 카메라까지 장착된 인공지능비서를 100% 호의적인 눈으로만 바라볼수는 없는 상황이다. 

인공지능비서가 취합하는 정보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 더욱 불거지고, 법률적 기준도 명확하게 만들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물론 동의에 따라서 선택할수 있도록 될 것이며, 이용자는 선택하면 되는 쪽으로 갈것이다. 

<사진/ 애플 사이트>

이 대목에서 애플이 자사의 인공지능플랫폼 '시리'를 탑재해 내놓은 인공지능비서(장치) 홈팟이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이든 스마트워치든 새로 출시한 인공지능비스든 해당 디바이스내에서 수집한 정보는 그 안에서만 처리한다는 애플의 프라이버시 정책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 홈팟(Homepod)에서 재확인된 애플의 ‘ 프라이버시 우선’ 정책

애플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WWDC 2017에서 예상대로 애플은 아마존의 에코와 구글의 구글홈에 맞설 인공지능 스피커 ‘ 홈팟(Homepod) ’ 을 발표한데 이어, 올 12월 미국 영국 호주 등지에서 우선 출시된다. 가격은 349달러(약 39만원)로 경쟁 제품인 에코나 구글홈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홈팟은 음악을 틀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뉴스나 날씨, 교통 상황 등도 알려준다.

홈팟을 이용해 목소리만으로 문자를 보낼 수 있고, 가정 내 조명이나 가전제품 등을 조작할 수 있다. 음성 명령을 통해 애플TV 조작도 가능하다.

애플은 홈팟의 고음질 스피커로서의 장점을 부각하고 있지만 홈팟의 부족한 인공지능 기능에 비판과 불만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유는 반응이 생각보다 느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느린 이유는 기술의 차이가 아닌, 정책의 차이다.  

단말기상에서만 데이터를 처리하다보니, 양질의 데이터가 구글과 아마존에 비해 부족하고, 이는 AI비서의 응답속도로 나타나게 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데이터를 클라우드에서 처리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기기 내에서만 처리하는 애플의 정책 때문이다.

AI 기술의 활용에 있어  '프라이버시 우선' 을 내세우는 애플의 철학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물론 이게 4차산업에 맞는 정책일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한다.

반대 급부로 '약탈적 정보취합'이라는 반감보다 나을 수도 있다. 

 

▲AI 기능보다는 스피커 품질에 초점... "가정내 음악환경의 재발견"

 

<사진 / 애플 사이트>

음성인식비서의 반응속도가 느리면, 이용면에서는 이를 비서라고 하기 보다는 훌륭한 음악장치로 볼 수도 있다. 

스마트 가전인  홈팟은 음성인식 가상비서인 시리(siri)를 통해 조작되는 7 인치 높이의 스피커로, 애플은 제품 컨셉을 “ 가정 내 음악 환경의 재발견 ”이라고 소개했다. 

애플개발자회의 (WWDC 2017)에서 홈팟을 공개하며,  필 쉴러 부사장은 홈팟이 AI 가상 비서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보다는 중저음을 강화 해 주는 우퍼, 소리가 나는 방향을 조정하는 ‘ 빔포밍(beamforming)'이 가능한 트위터 (고음전용 스피커) 7개, 고급 에코 제거 기능을 갖춘 마이크 6개를 탑재한 점 등 스 피커로서 음질의 장점을 강조했다. 

<사진 / 애플 사이트>

홈팟 내부에는 아이폰 등에 사용해 온 애플의 CPU, A8 이 탑재돼 높은 처리 성능을 갖추고 있다.  고품질의 음질을 내기 위한 연산처리를 고려한 것이다. 

홈팟은 애플의 구독형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 애플뮤직 ’ 과 연동되며, 시리를 통한 음성 제어 역시 음악과 관련된 질문에 대한 대응을 특히 신경써서 개발했다는게 애플의 설명이다. 

홈팟을 통해 뉴스와 날씨, 스포츠 경 기 결과, 주변 교통 정체상황 등의 정보 읽기, 타이머 설정, 애플의 가전 제어 기술사양인 홈킷 (Home Kit)을 지원하는 기기를 음성 명령으로 제어하는 것 등 AI비서로서의 기능이 있지만, 음악에 특화되어 있다는 거다. 

<자료 / Android authority>

 ▲엇갈리는 평가... 결국 소비자의 선택

내 사생활 정보가 혹시라도...

이런 생각이 드는 이용자라면, 애플의 홈팟에, 대수롭지 않으니 반응속도 '빠릿빠릿한' 인공지능비서가 좋다면 에코나 구글홈쪽이다. 

홈팟의 음악 전달 기능이 뛰어나다고는 해도, 아마존 에코나 구글홈 같은 AI 기반 스마 트 홈 허브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홈팟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는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시리를 홈팟의 핵심 기능이 아니라 장식쯤으로 여겨야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홈팟의 가격은 349 달러로 아마존 에코(179.99 달러)나 구글홈(129 달러)에 비해 상대 적으로 높게 책정할 것으로 보인다. 

엇갈리는 평가가 나오지만, 확실한건 인공지능 스피커 기기에서도 애플은 아마존과 구글 등 경쟁자들과 비교해 프라이버시를 우선으로 두고 기기의 역할에 충실했다. 

에코와 구글홈의 활용 공간이 거실, 주방, 침실 등으로 넓은데 비해, 애플은 홈팟의 이용 공간 을 거실로 한정하고 고급 오디오 기기로서 차분히 음악을 즐긴다는 목적에 충실히 따르게 하 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거다. 

홈팟에 탑재되는 ‘ Anonymous ID(익명) ’ 라는 기능 역시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다.

홈 팟은 애플 아이디(Apple ID)로 로그인하지 않아도 홈팟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와 비교해, 아마존 에코나 구글홈은 각각 아마존과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한 상태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다.  반면 구글홈의 AI 가 상 비서인 ‘ 구글 어시스턴트 ’ 의 경우 사용자의 음색 차이까지 식별해 맞춤형 응답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대세는 어디일까?

아직은 알수 없다. 이용자들이 사용경험이 쌓이고 이를 기반으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라이버시 보호 문제가 지금보다 더욱 강하게 대두된다면, 궁극적으로 애플의 접근방식이 사람들로부터 선택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애플의 지금까지의 행보를 볼때 이와 같은 예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안드로이드 차기 버전인 ‘Android O’ 에서는 모바일 기기에 딥러닝 프레임워크인 ‘ 텐 서플로우 라이트(TensorFlow Lite)'를 탑재하면서, 구글 역시 애플과 동일한 방식으로 프라이버시 이슈를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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