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아시아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 쌀’ 생산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월 17일 보도를 통해, 환경 보호에 대한 글로벌 수요 증가와 쌀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태국과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이 저탄소 쌀 생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태국 최대 재벌 정대그룹(Charoen Pokphand Group, CP)은 올해 5월부터 자회사 CPI(CP Intertrade Company)를 통해 ‘로얄 엄브렐라(Royal Umbrella)’ 브랜드로 저탄소 쌀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기존 고급 쌀보다 약 4% 높은 가격인 5kg당 260바트(약 8달러)로 판매되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경작 방식이 적용되었다.
저탄소 쌀은 일반 쌀과 품종은 같지만, 논의 물을 정기적으로 배수하고 농약 사용을 줄이는 등 재배 방식이 친환경적이다. 이 방식은 물 사용을 줄이면서 메탄가스 배출을 억제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로, 논농사에서 주로 발생한다.
정대그룹은 2025년까지 태국 북부의 계약 농가를 중심으로 연간 2만 톤의 저탄소 쌀을 생산하고, 2026년까지 4만 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가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CPI는 톤당 250바트의 보조금을 제공하고, 정기적인 세미나를 통해 소규모 농가에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CPI는 현재 연간 약 100만 톤의 쌀을 취급하고 있으며, 저탄소 쌀의 비중은 아직 낮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럽의 식품 및 생활용품 대기업, 동남아 항공사 등 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출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이토추 상사와 협력하고 있다.
베트남도 정부 주도로 저탄소 쌀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4월, 농업환경부는 ‘저배출 고품질 쌀’ 브랜드를 새롭게 도입하고, 7개 기업이 재배한 19,200톤의 쌀에 해당 브랜드 사용을 허가했다. 이 중 중안고기술농업주식회사는 올해 6월 일본으로 저탄소 쌀을 수출했으며, 거래가는 톤당 약 820달러에 달했다.
베트남은 2030년까지 저탄소 쌀 재배 면적을 100만 헥타르로 확대할 계획이며, 이는 전체 쌀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메콩강 삼각주 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이를 통해 비료 사용량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10% 이상 감축한다는 목표다.
한편, 인도의 쌀 수출 제한 해제(2024년 9월 예정)로 인해 국제 쌀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부가가치를 지닌 저탄소 쌀이 새로운 수출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4년 5월 기준 태국 백미 수출 가격은 톤당 431달러로, 전년 대비 약 30% 하락했다.
싱가포르 역시 저탄소 쌀 생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테마섹 생명과학연구원은 라오스 및 인도에서 대규모 시험 생산을 시작하며 동참할 뜻을 내비쳤다.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동남아의 ‘저탄소 쌀’ 전략은 환경 보호와 농업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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