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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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6월 수출이 미·중 간 관세 협상 초기 합의와 기업들의 선제적 수출 확대 노력에 힘입어 증가세로 전환됐다. 특히 아세안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수출 강세와 대미 수출 감소폭 축소가 두드러졌으며,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중국의 수출 다변화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해관총서는 7월 14일 발표한 데이터에서, 6월 수출이 달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예상한 5%를 상회하는 수치로,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수출 증가 속도가 반등한 것이다. 수입 또한 전년 대비 1.1% 증가해, 2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상반기 전체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고, 수입은 3.9% 감소했다. 무역흑자는 586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4.7%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가별 수출 동향을 살펴보면, 대미 수출은 6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지만, 이는 5월의 35% 감소에 비해 감소폭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아세안 지역으로의 수출은 17.2% 증가, 아프리카로는 34.6% 증가했으며, EU로의 수출은 7.6% 증가에 그쳤다.

샹송자본의 션멍 집행이사는 《연합조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아직 최종 합의에 이르지 않았고, 유럽과의 무역 협상도 유연한 상태이기 때문에 중국 기업과 정부가 선제적으로 수출을 확대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관세 불이익에 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의 리야오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수출 증가는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뿐 아니라 국내 경제구조 전환 정책의 결과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그녀는 환경 보호 규제의 강화로 인해 고오염 산업 제품인 요소의 수출이 90% 이상 감소하고, 건축 자재 등 일부 품목도 이중 규제 압박을 받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반면 태양광 패널과 신에너지 차량의 수출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리야오 연구원이 집계한 무역 집결지수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주요 수출 시장은 유럽,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으로 분산되어 있어 수출 다변화 전략의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아세안 국가 가운데 태국으로의 수출은 가속화되고 있으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으로의 수출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수출 총액이 25조 위안(약 4조4700억 원)을 돌파했으며, 수출이 내수 부진과 투자 위축 속에서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GDP는 5.4% 성장했으며, 정부는 7월 15일에 2분기 경제 성장률을 발표할 예정이다.

보은투자의 장즈웨이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강한 수출이 국내 수요 부진을 일부 상쇄하며 2분기 GDP 성장률을 정부 목표인 약 5%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하반기 전망은 불확실성이 크다. 해관총서의 왕링쥔 부서장은 “글로벌 보호주의 확산과 복잡한 외부 환경 속에서 중국 무역은 여전히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션멍 이사도 “중계 무역까지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관세가 단계적으로 시행될 경우 중국의 수출 압박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미·중 간 관세가 확정되면 중국과 타 무역 파트너 간 이해 충돌이 심화될 수 있으며, 이는 중국 하반기 수출에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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