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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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 조치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경제가 놀라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7월 6일 보도에서, 베트남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52%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는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베트남 경제의 견고한 회복력을 보여준다.

특히 2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96%로, 1분기의 7.05%를 상회하며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분기별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베트남 정부가 설정한 연간 최소 성장 목표인 8%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직접 투자(FDI)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상반기 FDI 총액은 215억1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6% 증가했다. 이는 2009년 이후 같은 기간 중 가장 높은 수치로, 베트남이 여전히 해외 자본의 유망 투자처로 평가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당국은 낙관에 앞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 세계적인 세금 정책 변화 등 외부 리스크 요인이 여전히 존재하며, 이는 향후 자본 유입과 경제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판 민 찐 베트남 총리는 각 부처와 지방 정부에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주문하며, 미국의 ‘상호 관세’ 정책에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과 베트남은 이달 2일 새로운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베트남 제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기존의 46%에서 20%로 인하하고, 베트남은 자국 시장을 미국에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베트남 주요 투자운용사인 베트남 캐피탈은, 미국의 관세가 동남아 다른 경쟁국에 비해 10% 미만 높은 수준에 그친다면, 베트남은 여전히 노동력, 인건비, 인구 구조, 지리적 장점 측면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회사는 또한 올해 베트남의 성장 동력은 외부 요인보다는 공공 인프라 투자 확대, 부동산 시장 회복, 행정 개혁 등 내생적 요인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트남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며, 향후 아시아 신흥국 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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