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역 긴장 고조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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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대해 8월 1일부터 30%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하며, 글로벌 무역 질서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Truth Social'에 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과 멕시코 대통령 클라우디아 신바움에게 보낸 공식 서한을 공개하며, 기존에 예고했던 관세율보다 한층 강화된 조치를 예고했다.

트럼프는 서한에서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EU는 미국 시장에 전면적으로 개방해야 하며, 미국산 제품에 대해 일체의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멕시코에 대해서는 펜타닐 밀수 문제를 거론하며, 멕시코 정부가 마약 밀매를 저지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부족하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미국으로 유입되는 멕시코 경유 상품도 고율의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EU의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30% 관세는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공급망을 위협하고 소비자, 기업, 환자 모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EU는 미국과 협정을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필요 시 보복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미국과 EU 간의 무역 협상은 자동차 및 농산물 관세 문제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초 기대했던 포괄적 무역협정 대신 단기적인 임시 합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멕시코에 대해서도 비슷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는 마약 밀수를 단속하지 못하는 멕시코 정부에 강한 불만을 표하며, 멕시코발 상품에 대한 제재도 강화할 방침을 시사했다.

이와 동시에, 트럼프는 25개국에 관세 관련 서한을 보내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인도는 미국과의 임시 무역협정을 추진 중이며, 26%에 달하는 상호 관세를 20% 이하로 낮추기 위해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유전자 변형 작물의 시장 개방, 농업 및 제약 규제 등 민감한 쟁점을 놓고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번 관세 조치는 아시아 여러 개발도상국의 노동시장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방글라데시는 35%, 캄보디아는 36%의 대등 관세에 직면하게 되며, 두 나라의 주력 산업인 섬유 분야는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로 대량 해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캄보디아 노동자 연맹의 양소펑 회장은 "기업들이 세율이 더 낮은 베트남 등 이웃 국가로 이전할 경우 여성 노동자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방글라데시의 경제학자 라이한 교수도 "동남아 국가 간 관세 격차는 방글라데시 섬유 산업을 위축시키고 결국 수많은 노동자들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다시 무역 전쟁의 포문을 열면서 글로벌 공급망, 신흥국 경제, 다자무역질서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이 예고되고 있다. 8월 1일 이후, 각국의 대응이 국제 무역 질서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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