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반등하며 '녹지 투자' 중심 전환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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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유럽과의 무역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유럽연합(EU)과 영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7년 만에 반등하며 100억 유로(약 146억 싱가포르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전년 대비 47% 증가한 수치로, 2016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것이다.

미국의 롱딩 그룹(Longding Group)이 5월 2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투자 급증은 주로 녹지 투자(Greenfield Investment)와 인수합병(M&A) 활동에 의해 견인됐다. 녹지 투자는 중국 기업이 유럽 현지에 신규 시설이나 사업을 직접 구축하는 형태의 투자로, 지난해 총 59억 유로로 집계되어 전년 대비 21% 증가했으며, 이는 3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M&A 부문은 41억 유로로 전년 대비 114% 급증해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눈에 띄는 점은 중국의 투자 지역 분포 변화다. 보고서는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전통적인 투자 대상국의 비중이 전체의 20%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이는 2019~2023년 평균치인 52%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헝가리가 전체 중국의 유럽 투자 중 31%를 차지하며 최대 수혜국으로 부상했다. 이는 중국의 유럽 내 투자 전략이 서유럽 중심에서 중동부 유럽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번 반등이 중국의 대유럽 투자 감소 추세가 종료되었음을 암시하지만, 총액 기준으로는 2016년 정점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요 투자 기업은 배터리 제조 대기업 CATL, 위안징(遠景) 그룹, 텐센트, 지리자동차 등으로, 특정 전략 산업에 집중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편,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센터(MERICS)의 수석 경제학자 쩡라이인은 "EU 시장은 여전히 중국에 매력적이지만, 중국 정부는 기업 투자를 전략적 영향력 확보 수단으로 점점 더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향후 중국의 유럽 내 FDI 흐름이 단순한 경제적 수익을 넘어 정치·전략적 차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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