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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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정치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예술이라고 했던가. 

6.3대선을 12일 앞두고 보수진영의 두 상징적 인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간의 ‘극적 단일화 가능성’이 조심스레 거론되면서, 보수 정계는 다시 한 번 격랑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다. 이준석은 청년 정치의 상징이자 기존 보수 정치의 문법을 뒤흔든 인물이다. 기성세대와 과감히 선을 긋고, ‘공정’과 ‘실력’이라는 키워드로 젊은 세대의 지지를 끌어냈다. 

반면, 김문수는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이후 신념에 따른 보수 전향을 통해 보수의 정체성을 강하게 표방해 온 인물이다. 그가 과거 진보 진영에서 보수로 옮겨온 경로는 한국 정치사에서도 드물게 ‘사상 전향의 전범’으로 회자되곤 한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기득권에 대한 도전’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이준석은 국민의힘 내부 권력에 반기를 들었고, 김문수는 과거 진보의 중심에서 보수의 길을 선택해 양 진영 모두에서 비판을 감수했다.

즉,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정치적 편견에 저항해온 인물들이다. 이 공통점이, 지금 보수의 지형이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정치 정문가들이‘전략적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실현될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유다.

정치적 계산 역시 존재한다. 이준석은 자신을 배제한 보수의 ‘구질서’에 회의적이며, 김문수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해왔다.

만약 두 사람이 중도 보수와 강경 보수를 아우르는 단일 전선을 구축한다면, 이는 기존 여야 구도에 적잖은 충격을 줄 수 있다. 특히 보수 내부의 ‘제3지대’ 형성 가능성과 맞물릴 경우, 정치판 전체를 흔들 수도 있는 대형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물론 극적인 단일화는 ‘명분’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 명분은 아마도 “보수 완전 재건” 또는 “반윤 연대”가 될 것이다. 실제로 두 사람의 메시지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당의 쇄신’, ‘국민과의 소통’ 같은 키워드는, 이 단일화가 단순한 전략적 연대가 아닌, 보수 진영의 전면적 재정비라는 대의로 포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결국 이준석과 김문수의 단일화는, 지금 현실에선 정치적으로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만큼 파괴력이 클 수 있는 카드임에 틀림없다.  미래를 놓고 이들이 손을 맞잡는다면, 그 장면은 단순한 정계 개편의 단초를 넘어 한국 정치사에 남을 상징적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

이제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더 이상 지체하면 단일화 효과마져 달아난다.

"뭉치면 살고,흩어지면 죽는다"6.25전쟁 당시 1950년 10월27일 평양탈환 시민 환영대회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한 명연설대목이 새삼 떠오르는 시점이다.

김창권 대기자 ckckck1225@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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