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산업 붕괴... 대외부채 급증
20일부터 출근 금지령 발동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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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가 지난 1948년 영국에서 독립한 후 처음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공식적으로 돌입했다.스리랑카의 경제 위기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급격한 유가 상승,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포퓰리즘적인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국내 연료가격에 보조금을 많이 지급한 것과 농업부문을 황폐화시킨 화학비료 수입금지 결정 등이 있다.

연료·의약품·식품 등의 부족이 계속되는 등 민생은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주유소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공립학교는 연료 부족 등으로 문을 닫았다.

당국은 발전소에 충분한 연료를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하루 최대 4시간의 전력 감축을 발표했다. 정부는 20일부터 연료 부족 때문에 필수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직원들에게 출근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형인 마힌다 라자팍사 전 총리가 물러나고 야권 지도자 출신인 위크레메싱게 총리가 임명 된 후 됐다. 그는 네 번의 내각 인선을 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재무장관을 지명하지 않았다.

스리랑카는 2026년까지 갚아야 할 250억 달러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70억 달러 가량의 외국계 대출 상환을 중단했다. 스리랑카의 총 외채는 510억 달러다. 스리랑카 재경부는 현재 사용 가능한 외환보유액이 2500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스리랑카는 이미 연체된 채권 이자를 일부 갚기 위한 이른바 유예기간이 18일로 만료됨에 따라 공식적으로 국가채무를 불이행하고 있다.신임 총리는 채무 재조정 계획이 거의 마무리되었고 곧 내각에 제안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제적 채무불이행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우리의 입장은 매우 분명해, 채무 재조정이 있기 전에는 상환할 수 없다."고 언급해 사실상 디폴트 선언을 한 셈이다. 라닐 위크레메싱게 신임 총리는 전날 의회에서 세계은행으로부터 생활 필수품 구매 용도로 1억6000만달러(약 2050억원)를 구제 받았다며 이를 연료 수입에 쓸 수 있는지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위라싱게 은행장도 이날 “세계은행에서 받은 금액 중 1억3000만달러(약 1660억원)와 해외 동포의 외화 송금액 등으로 연료와 조리용 가스 수송 비용은 지불했다”고 말했지만 에너지 대란은 그리 쉽게 해결될 가능성이 낮다. 

4월 물가상승률은 29.8%로 식료품 가격이 전년대비 46.6% 올랐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이 서민들의 생활고를 더욱 가중 시키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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