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미국무역위원회(ITC), '반덤핑 관세' 적용 23일 최종 결정
ㆍ한국·금호·넥센, 각각 27.05%, 21.74%, 14.72%씩 부가
ㆍ미국 공장 활용에 해외공장 신설까지 '셈법' 복잡

국내 한 타이어 유통점 전경/ 사진= 뉴시스 제공.
국내 한 타이어 유통점 전경/ 사진= 뉴시스 제공.

지난달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타이어 제품에 대해 덤핑 판정을 내리면서 국내 타이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최종 여부는 오는 23일로 예고됐지만 우리 정부와 관련 업계는 '사실상 확정'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해당 미국 상무부는 판결문에서 한국을 포함한 태국과 대만, 베트남산 타이어가 미국에서 시장 가격 이하로 덤핑 판매되고 있고 베트남의 경우 덤핑 관세뿐만 아니라 환율 상계관세 혐의까지 인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전미철강노동조합(USW)과 제소업체 등은 한국을 포함한 일부 아시아 국가 등에서 수입된 승용차 타이어가 미국에서 공정가격 이하로 판매되고 있다며 미국 무역위원회(ITC)에 제소장을 접수한 바 있다. 

이에 미국 무역위원회가 지난해 7월 해당 국가 타이어로 인해 미국 산업이 실질적으로 피해를 봤다는 '예비 판정'을 내렸고 지난달 미국 상무부 전체 회의와 위원회 심의 과정 등을 거쳐 '반덤핑' 관세 적용을 결정했다.

한국기업에 적용 될 관세 확대폭은 업체에 따라 최소 14.72%에서 최대 27.05% 수준이 될 전망이다. 무역위원회는 해당 조사에 대한 청문회 등을 거친후 이달 23일까지 산업 피해 여부 등을 고려해 관세 조치를 최종 결정한다.

국내 타이어 업계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수준에 육박한다. 최근 3년간 미국의 타이어 수입 현황을 종합한 코트라(KOTRA)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태국과 캐나다에 이어 미국 수출량 3위를 기록중이다. 

타이어 업계는 복잡해 질 '셈 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생산지 변경을 우선책으로 삼는다. 생산지를 해외 공장으로 돌려 미국 수출량을 맞춰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당장 적지 않은 물량을 맞춰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타이어의 미국 매출은 전체 약 27% 수준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 반' 가량은 한국에서 생산하고 인도네시아와 미국 등에서 50%를 만든다. 회사 측은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미국 수출용으로 대처하는 한편 미국 남동부 테네시주에 위치한 해외 공장의 생산도 최대한 늘려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미주지역 공장이 협소하거나 보유하고 있지 않은 업체의 상황은 더욱 녹록치 않다. 조지아주 메이컨시에 공장을 보유한 금호타이어는 부족한 공장 설비 투자에 약 2000만 달러(한화 약 222억원)를 투입한다. 3400억원을 들여 베트남에 추진중인 새 공장 건립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주 지역 공장이 없는 넥센타이어는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매출 가운데 미국 매출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하는데다 중국과 체코 등에 공장을 둔 탓에 별도의 대응 없이 기존 한국 공장 생산 방식을 통해 추이에 따라 별도의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크게 오른 해상 물류비도 타이어 업계의 고민을 가중시킨다. 당장 생산지를 해외 공장으로 돌려 기존 물량을 최대한 유지한다고 쳐도, 전 세계적인 수출 회복세에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는 해상 운임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수익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한 통상 전문가는 "최근 천연고무 등 타이어 원재료의 가격 상승에 물류비 급등까지 겹친 상황에서 이번 미국 정부의 반덤핑 관세 예고는 국내 타이어 업계 전반의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며 "원가 절감을 위한 경영혁신과 수출지역 다변화, 신규사업 다각화 등 새로운 경영전략 마련에 시급한 상황이다"고 조언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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