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최근 10년 최고수준 평가...식탁 물가 동반 상승
인플레이션 유도로 각국 통화정책에도 영향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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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곡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국제연합(UN)이 최근 발표한 5월 곡물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40% 올라 2011년 9월 이후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의 왕성한 수요와 이상기후로 인한 공급 감소가 주 배경이다. 곡물 가격의 인상은 각국의 인플레이션을 유도시켜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곡물가격지수는 곡물·육류·유제품 등의 곡물 가격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글로벌 지표로 투자자와 기업 모두 주목 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6월 3일(현지시간) 발표한 바에 따르면 5월 곡물가격지수의 평균은 4월보다 5.8% 상승해 127.1에 달했다. 12개월 연속 상승하며 지난 10년 사이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곡물지수는 133.1로 7.5% 상승했다. 옥수수·콩·밀 등의 가격이 동반 상승했다. 곡물 주산지인 미국과 남미에서는 건조와 비 등 불안정한 날씨 탓에 수확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는데 중국은 돼지사육을 늘리기 위해 사료용 곡물 수요 증가로 곡물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공식품 등에 쓰이는 식물성 기름도 12.7% 올라 174.7로 눈에 띄게 상승했다. 세계 최대 소비량을 자랑하는 팜유의 경우 주산지인 동남아의 생산량 증가가 부진하다. 바이오디젤 등 연료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호재다. 설탕과 육류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곡물 가격 상승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으로 인해 농촌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나라에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백신의 보급과 접종 확대식량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오르기 쉽다. 글로벌 통화 완화로 투자자금이 식량으로 흘러간 측면도 있다.

곡물 시세가 오르면서 미국 식품업체 제너럴밀스가 곡물 등의 가격 인상을 주도하고 있다. 네슬레 슈나이더 회장은 "현재 환경이 매우 불안정해 가격 설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굴지의 식용유지 기업인 닛신 오일리오도 제품 가격 인상 고려중이다.

이로 인해 일자리와 소득에 지장을 받는 가계에 식량 가격 인상은 큰 타격을 준다. 임금이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물가가 계속 오르면 소비가 정체될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수익성 악화의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 가속이 일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활동 재개로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시장에서의 통화 긴축 전망이 강화되면 신흥 시장국가에서 투자자금이 신속하게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브라질과 러시아는 통화 평가절하와 물가 상승을 경계하고 있다. 금리 인상이 시작되었다. 각국의 통화 정책 선택은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곡물 인상은 글로벌 경제에 강력한 파급효과를 일으켜 궁극적으로는 금리와 연관된 통화정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장신신 기자 kiraz0123@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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