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11일 여야 차기 대선주자 1위에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평가절하하면서도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서는 변변한 자기 주자가 없는 보수 야당에 대한 힐난이 터져나오고 있지만 정권 말 대항마의 급부상에 불편한 기류도 흐른다.

11일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야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윤 총장이 24.7%로 가장 높았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2%, 이재명 경기지사가 18.4%로 뒤를 이었다.

야권 후보로 윤 총장이 1위를 기록한 적은 많지만 여야 차기 주자를 통틀어 윤 총장이 선두에 선 것은 이번 조사가 처음이다.

윤 총장의 부상은 보수 지지층의 결집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에선 정치 성향으로는 보수층의 34.7%, 지지 정당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자의 62%, 국민의당 지지자의 31.9%가 윤 총장을 택했다.

민주당은 일단 '윤 총장 1위'에 냉소적 반응을 보내고 있다. 보수 야권 주자로 윤 총장이 부상한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 주자는 한자릿수대에 머무르는 것을 부각시키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국민의힘이 사라졌다'는 제목의 글에서 "현직 검찰총장이 대선후보 지지율 1위도 처음이지만 제1야당 대선후보가 아예 순위에 없다는 것도 처음"이라며 "가뜩이나 힘겨운 도토리 후보들을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애당초 중립을 지켰어야만 하는 검찰의 총장이 야권 대선후보로 꼽히는 것은 그만큼 정치적 편향성이 크다는 것, 정부 여당의 반대편에 서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검찰을 이용해 자기 정치를 하는 행위, 검찰의힘 당대표 윤석열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썼다.

한 중진 의원은 "정치권의 검증을 받지 않은 사람의 지지율은 거의 대부분 물거품이다. 윤 총장이 출마한다면 벽보를 붙임과 동시에 확 떨어질 것"이라며 "희대의 코미디적 사회현상"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여야 후보군을 통틀어 보면 여권 우위의 구도는 바뀌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야 후보 6인을 제시한 이번 조사의 경우 이낙연(22.2%), 이재명(18.4%), 심상정(3.4%)로 여권 후보들이 총합 40%대 지지를 보이는 반면, 윤석열(24.7%), 홍준표(5.6%), 안철수(4.2%)로 야권 후보들은 30%대 지지율에 머물렀다.

반면 당내 일각에서는 추미애 법무장관의 '윤석열 때리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취임부터 지금까지 검찰 인사와 수사지휘권 문제로 윤 총장과 충돌한 것이 오히려 대항마 부상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권 중진 의원은 "윤 총장은 손해볼 것이 없다. 버틸수록 몸값이 올라갈 것"이라며 "추 장관도 윤 총장과 각을 세울 수록 자리가 공고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총장을 때리면 친문 내에서 지지를 받는다. 추 장관은 이런 친문 정서를 이용해 자기 장사를 하는 것"이라며 "추 장관은 나라 생각도 법치주의 생각도 심지어 자기 당 걱정도 없다. 오직 자기 정치적 주가 생각 뿐"이라고 꼬집었다.

한길리서치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방식(유선전화면접 23%, 무선 ARS 77%, 무작위 RDD추출)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3.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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