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정부 규제와 집값 상승으로 서울 집 매매가 힘들어지고 있지만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은 ‘한국 부동산 쇼핑’을 즐기는 모양새다. 

내국인의 부동산 규제는 강화돼 부동산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진 반면 외국인은 오히려 안전자산인 국내 부동산에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은 고강도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외국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으로 국내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어 외국인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한국 고급아파트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며, 서울에 주택을 보유한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 비중이 2015년 32.5%에서 작년 8월 기준 61.2%로 거의 두 배로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해 전체 국내 아파트 취득 건수의 66%인 1만105명이 중국인이었다. 중국인의 취득 건수는 2017년 8062건에서 2018년 1만312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인은 올 들어 9월까지 8125건을 사서 전년 동기 취득 건수(7351건)를 뛰어넘었다.

그 중 다주택자 수도 상당했다. 

지난 9월 기준으로 아파트·연립주택 등을 두 채 이상 보유한 외국인은 6042명이었다. 두 채를 보유한 외국인이 4192명으로 가장 많았다. 세 채를 보유한 사람이 926명, 네 채 이상 보유한 사람이 924명이었다. 집합건물을 가장 많이 보유한 외국인은 133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실제로 앞서 30대 중국인 유학생이 서울 소재 고가 아파트를 포함해 전국에 아파트 8채를 대거 매입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이 가운데 7채는 전·월세로 임대 놓고 임대 수입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문제가 됐었다. 

지난 8월엔 40대 미국인이 소형 아파트 42채를 사들여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들어가 충격을 주기도 했다. 

문제는 실거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외국인이 산 아파트에 대해 실거주 여부를 조사해보니 32.7%는 소유자가 한 번도 거주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투기 목적으로 매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외국인의 주택 매입을 규제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 7월 해당 청원이 올라왔다. 

[사진=국민청원 캡처]
[사진=국민청원 캡처]

 

작성자는 “내국인에 대한 규제 문턱이 높아지면서 외국인은 오히려 안전자산인 강남 등지의 부동산에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서울 집값 급등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해외 사례들과 비교하며 “집을 사재기하는 외국인에 대한 규제가 미흡하다”며 “정부가 정말로 집값의 안정을 바라고 있는지에 대해서 시중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고 주장했고 총 2,877명의 청원동의를 얻은 뒤 청원종료됐다. 

이처럼 외국인이 서울 부동산을 사들이는 이유는 높은 수익률과 외국인에 대한 낮은 규제, 세금장벽 등인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보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인들이 삶의 질이 높은 서울의 부동산을 보유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식당, 숙박업소 등을 열기 위해 매매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인들은 흔히 ‘부촌’이라 불리는 지역에도 손을 뻗었다. 반포동의 20억~30억대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서울 최고가 아파트 중 하나인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의 한옥주택 등도 인기 쇼핑 리스트에 올랐다. 

특히 문재인정부 들어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내국인은 주택 구매가 까다로워졌지만 이는 오히려 외국인에게 ‘국내 부동산을 쓸어 담을’ 기회가 됐다.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세금부담도 크고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자금력이 있는 내국인이 부동산을 사들이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부동산 규제에 대한 불만이 봇물 터지듯 터지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투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야 할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