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불확실성 여전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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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경제가 올해 1분기 기술적 침체를 간신히 피하며 회복세를 보였으나, 고용 시장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드러냈다. 실업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독일 경제의 회복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이 4월 30일 발표한 초기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독일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2%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0.2% 위축 이후 소폭 반등하면서 기술적 침체(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는 피했지만, 전반적인 성장 동력은 여전히 취약하다.

특히 독일은 G7 국가 중 유일하게 지난 2년간 연속 성장을 달성하지 못한 국가로 남아 있다. 2023년과 2024년 GDP는 각각 0.3%, 0.2% 감소하며 침체 분위기를 이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은 유럽 최대 수출국인 독일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독일은 3년 연속 경제 위축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동시장 또한 침체의 그림자를 피하지 못했다. 독일 연방노동청 발표에 따르면, 4월 실업자 수는 전월보다 4,000명 증가했다. 로이터가 사전 조사한 전문가들의 전망치(1만 5,000명 증가)보다는 낮았지만, 전체 실업자 수는 약 300만 명에 육박하며 코로나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계절조정 실업률은 6.3%로 상승해, 2015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경제 전문가들은 향후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소비 진작이 결정적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1~2월 소매 판매는 상승했으나, 3월에는 전월 대비 0.2% 감소하면서 다시 둔화 조짐을 보였다. 여기에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독일 내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독일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은 이날 발표에서 미국의 추가 관세가 기업 수익성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폭스바겐은 올해 연간 수익이 기존 예측 범위의 최저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치적으로도 독일은 새로운 전환점에 있다. 기독교민주당(CDU)을 중심으로 한 보수 연합을 이끄는 프리드리히 메르츠(69)는 다음 주 새로운 연립정부 구성을 앞두고 있으며, 사회민주당(SPD) 공동대표인 라르스 클링베일이 재무장관 겸 부총리로 내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는 경기 회복과 고용 창출, 국제무역 긴장 완화 등 중대한 경제적 과제들을 곧바로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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