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에 대한 배당과 금리로 경상수지 개선
2022년 무역수지 적자가 20조 엔... 사상 최대를 기록
화석연료 의존과 혁신능력 약화에 제대로 미 대응
10년 이래 2016년 최대 무역적자 4조엔 대비 큰폭 증가
해외 자회사의 배당 등 1차 소득수지는 흑자 기조 유지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일본 정부의 경상수지 측면에서 주요 돈줄(정부수입원)이 바뀌고 있다. 상품 수출 흑자를 통한 수입에서 해외투자에 대한 배당과 금리 등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2022년 무역수지 적자가 20조 엔(한화 약 190조 622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엔화 약세와 자원가격 상승 외에도 수출 증가세가 부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이 그동안 화석연료 의존과 혁신능력 약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역적자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일본의 주요 돈줄은 상품 수출에서 해외투자에 대한 배당과 금리 등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해외 수익의 환류가 충분하지 않고 국내 산업의 새로운 성장 상황이 보이지 않았다. 

일본은 2022년까지 10년간 7차례 무역적자를 냈다. 그동안 일본의 무역흑자는 당연했고, 사상 최대였던 1998년에는 14조엔에 달했다.

그간 지난 10년간 가장 많았던 2016년에는 무역적자가 그래도 4조엔에 그쳤다.

일본경제연구센터가 이코노미스트들을 종합해 전망한 1월 ESP 경제전망조사에 따르면 2023년 무역적자는 17조1000억 엔, 2024년 13조4000억 엔에 이를 전망이다.

적자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것은 구조적인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에너지 자원의 해외 의존도가 역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2년 전체 수입액은 전년 대비 39.2% 증가한 118조2000억 엔으로 처음으로 100조 엔을 돌파했다.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광물성 연료는 96.8% 증가한 33조5000억엔으로 전체의 28.3%를 차지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안보 강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자국산 에너지를 늘리려면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가동 재개 등을 통해 수입에 의존하는 화석연료를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출 증가세가 부진한 것도 과제다.2022년 수출액은 사상 최대인 98조2000억엔에 달하지만 성장률은 18.2%에 불과하다.

그동안 엔화 약세는 수출을 늘리는 데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반도체 부족 등으로 전자기기 등의 생산이 차질을 빚는 2022년에는 역사적인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약진하지 못했다.

앞서 일본의 무역 대국 이미지는 이미 희미해졌다.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 전자기기는 하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점에서 일본은 2022년 수출 17조3000억 엔, 수입은 17조2000억 엔으로 거의 같다. 무역흑자는 817억엔에 그쳐 적자가 눈앞에 다가왔다.

일본은 1988~2008년 6~8조엔대의 무역흑자를 거의 안정적으로 냈다. 당시 반도체와 ICD TV등에서는 일본 업체들이 강세를 보였다.

2008년 리먼 위기를 기점으로 생산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한편 사업이 위축되면서 수출 증대가 어려워졌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와 일반기계의 경우 일본은 2022년 각각 15조7000억 엔, 9조6000억 엔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순수 전기차 업체인 미국 테슬라가 시가총액에서 도요타를 추월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술 트렌드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포착하지 못하면 전자업계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일본 무역수지에 해외 투자와 서비스 거래 등을 합친 경상수지를 살펴보면 일본은 2022년 1~11월 111조엔의 흑자를 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나 줄어든 무역수지에도 불구하고 해외 자회사의 배당 등 1차 소득수지는 약 33조5000억엔으로 증가해 전체적으로 흑자를 냈다.

일본은 투자입국의 색깔을 강화하고 있지만 당면한 과제도 많다. 이를 일본으로 끌어들이지 못하거나 성장이 부진한 외국 기업의 대일 직접투자가 확대되지 않으면 일본 내 산업 성장을 위한 투자가 부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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