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미 국회의사당 밖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방송 취재진의 TV 장비를 부수고 있다. [사진=뉴시스]
6일(현지시간) 미 국회의사당 밖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방송 취재진의 TV 장비를 부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6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확정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 개최를 막기 위해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내로 난입하는 일이 벌어져 미국이 충격에 빠졌다.

◆ 트럼프 시위대 미 의사당 난입...4명 총격 사망, 52명 체포 

CNN 등 미 언론들은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며,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전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저지를 뚫고 의사당에 난입,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증 절차를 중단시키고 트럼프 지지를 외치며 난동을 부렸다. 이 과정에서 4명이 사망했고 다수의 경찰관이 부상을 입었다. 푹력 시위에 가담한  52명은 경찰에 체포됐다.

미 경찰은 의사당 인근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와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본부 건물에서 파이프 폭탄을 찾아 회수했다고 밝혔다.

주 방위군과 경찰과 대치하던 시위대는 이날 오후 6시쯤 모두 의회 외부로 쫓겨났지만, 의회 주변과 워싱턴 시내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상·하원 합동회의는 6시간 정도 연기됐다가 6일 저녁 11시 40분(현지시간) 속개돼 투표 결과에 대한 인증 절차가 진행됐다.  

◆ 미 언론·각국 한 목소리로 비판 쏟아내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연설 일정을 올리며 지지자들을 워싱턴DC로 소환했다. 이날 백악관 남쪽 엘립스공원에 모인 수 천명의 지지자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우리의 선거 승리가 빼앗기는 걸 보고 싶지 않다"면서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집회 연설가 끝난 후 “의사당으로 걸어갈 것이고 나도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며 “용감한 상원의원과 하원의원들을 응원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지지자들의 의사당 행진을 촉구하는 발언이라고 볼 수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상황이 악화 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두 시간 만에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알지만 집으로 돌아가라”며 시위대를 진정시키려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가 아닌 반란이다. 미국 민주주의가 공격받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전 세계가 최루가스와 폭력이 난무하는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 장면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 각국 정상들은 성명을 통해 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유럽연합(EU)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마치 미국 민주주의가 포위된 것 같다"고 말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수치스러운 장면"이라고 언급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폭력은 성공하지 못한다. 미국은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비난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행정부가 바이든 당선인의 몫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 주요 언론은 "민주주의의 상징인 의회가 외세가 아닌 자국 시위대에 의해 점령당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이번 사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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