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7일(현지시간)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국민 연설 현장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는 같은 미국인"이라며 "분열이 아닌 통합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밝혔다  /  사진 = 뉴시스 ]
[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7일(현지시간)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국민 연설 현장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는 같은 미국인"이라며 "분열이 아닌 통합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밝혔다 / 사진 = 뉴시스 ]

20일(현지시간)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은 여느 때와는 사뭇 다르게 진행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사태 와중인 데다 2주 전 의회 난입 폭동 사태로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대선 불복 행보를 이어 온 현직 대통령은 취임식 참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20일 낮 12시 46대 대통령으로 공식 전환
18일 NPR 등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은 20일 오전 11시30분께 시작된다. 워싱턴DC 의사당 서쪽 계단에서 열린다.

유명 팝 가수가 국가를 부르고 전미청소년시대회 첫 수상자인 어맨다 고먼이 축시를 읽는다. 제니퍼 로페즈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바이든 당선인과 가까운 레오 오도너번 신부가 축원기도를 한다. 

취임 선서는 정오 직전에 진행된다. 해리스 당선인이 라틴계 최초 연방대법관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 앞에서, 직후 바이든 당선인이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앞에서 선거한다.

그리고 헌법에 따라 낮 12시께 공식적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같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도 공식 종료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 때부터 대통령 신분으로 전환된다. 그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사를 통해 국정 운영 비전을 밝힐 계획이다.

오후 8시30분에는 배우 톰 행크스의 사회로 특집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록 밴드 본 조비 리더 존 본 조비와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 스타들이 출연해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을 축하한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알라모에 있는 멕시코 국경장벽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알라모에 있는 멕시코 국경장벽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

코로나19·의회 폭동에 축소…152년 만에 현직 대통령 불참
취임 절차는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취임식 참석자는 1000여 명으로 대폭 줄었다. 의원 당 초청할 수 있는 인원이 1명으로 참석 인원은 1070명 정도다. 예년에 20만 명을 초청했던 것과 비교하면 200분의 1 규모다.

취임식 직후 의사당 반대편에서 군 사열을 진행하는 오랜 전통은 그대로 이어간다. 퍼레이드 행사는 미 전역 각지의 행사를 연결하는 화상 행사 형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민주당 전당대회와 같은 형식이다.

더욱이 워싱턴DC는 지난 6일 친트럼프 시위대의 의회 난입 폭동 사태에 이어 취임식 전과 당일 무장 시위가 예고되자 비상사태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시내 대부분의 교통로와 주요 다리가 폐쇄되고 의사당, 백악관, 주요 건물에는 최대 2만5000명의 주방위군이 동원된다. 의사당과 링컨기념관 사이의 녹지 공간인 내셔널 몰은 폐쇄하고 대신 각 주와 미국령을 상징하는 56개의 빛 기둥과 깃발을 설치한다.

현직 대통령이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도 다르다.

대선 불복 행보를 이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69년 이래 152년 만에 후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불참한다. 대신 이날 오전 일찍 백악관을 나와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고별 행사를 갖고 플로리다 팜비치 소재 개인 리조트인 마러라고 리조트로 이동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고별 메시지를 녹화해 취임식 당일 공개할 예정이지만, 여기에 승복 메시지가 담겼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최근에야 해리스 당선인에게 축하 전화를 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조지 W 부시·빌 클린턴·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들도 참석한다.

첫 날부터 '트럼프 지우기' 본격화…10여 개 행정명령 서명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 첫 날부터 공식 업무에 돌입한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 날부터 10개 이상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회엔 포괄적인 이민개혁법을 제안할 계획이다. 인수위원회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정책과 행정명령을 바로 잡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무슬림 입국제한 조치 종결,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연방 자산 건물 등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이 포함됐다.

취임 이튿날엔 전국 학교와 상가 등을 문을 열고 코로나19 검사를 대폭 확대하는 행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사흘째인 22일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해 긴급지원금과 경기부양책을 시행한다.

이어 다음 주엔 형사사법 개혁을 실시하고 기후변화와 이민 대책을 발표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후 탄핵 심판을 받아야 하는 암울한 처지에 놓였다. 하원은 그의 퇴임을 일주일 남겨 둔 지난 13일 내란 선동 혐의의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2019년 12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촉발된 권력 남용 및 의회 방해 혐의에 이은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에서 두 번 탄핵 당한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았다.

다만 남은 절차인 상원 탄핵 심판에선 퇴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가능한지 논란이 있으며 의회 폭동 사태를 조장한 연설이 내란 선동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표현의 자유의 보호를 받는 범주에 포함되는 지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하원은 아직 상원에 탄핵소추안을 송부하지 않았으며, 상원의 탄핵 심판 개시 시기도 정확히 확정되지 않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