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장연우 기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각광받던 VR(가상현실)에 전한 전망이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4차산업 혁명위원회 장병규 위원장이 “VR 은 우선순위에 있지 않으며, VR보다 시급한 것들이 많다 ”고 발언한 내용이 전해지며, VR업계에 파장을 주기도 했다.

최근 VR에 대한 이와같은 비관적인 전망은, 장위원장의 인터뷰에서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 

해외 조사기관들은 앞다투어 시장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2017년) 상반기 전체 VR HMD(Head Mount Display) 시장규모는 441만대 수준이다.

그러나 모바일 VR로 분류되는 삼성전자의 '기어 VR'  제품을 제외하면, 사실상 데스크탑 VR 시장 규모는 335만3천여대에 불과하다.

이는 애플 워치의 올해 1분기 판매량인 350만대보다도 적은 수치다. 

 

◆주요 VR 사업체 매각설에 신제품 평가도 냉소적...위축되는 VR HMD 시장

올해 8월에는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Sony PlayStation VR)과 더불어 세계 3대 VR HMD(Head Mount Display) 기업인 HTC가 '바이브 (Vive)' VR 사업부문을 사업부문을 매각한다는 루머가 나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휴대전화 사업부문 일부가 구글에 11억달러 (1조2천여억원)에 매각되면서, 오히려 HTC 입장에서는 VR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최근 삼성전자는 기존 모바일 VR HMD인 '기어 VR' 과 별개로, '오디세이' 라는 이름의 데스크탑 VR HMD를 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데스크탑 VR HMD 시장의 1, 2위 업체인 오큘러스와 소니조차도 기대치에 충족하지 매출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점 없는 새로운 하드웨어가 시장의 반응을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AR, VR의 차별화... 투자 늘리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2014년 페이스북이 VR HMD 기업인 오큘러스(Oculus)를 20억달러(약 2조여원)에 인수할 때까지만 해도 2~3년 내에 VR이 일반 가정이나 기업에서 대중화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이  주도하는 AR(증강현실)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한동안 VR과 AR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기도 했다. 그러나 기술적 기반이나 사용자의 목적으로 볼 때,  이 두 가지 기술은 별개의 산업으로 구분하는 추세다. 

작년까지만 해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아이템이자, '미래의 먹거리'로 부각됐던  VR이 올해 들어 회의적 평가로 돌아서게 된 주 이유는 뭘까?

그 동안 정부의 관심과 투자에 비해, 국내 VR 산업이 그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 먼저 꼽힌다. 

2년 전만 해도 VR은 우리 생활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것으로 기대됐다. 

다양한 VR 콘텐츠들이 연일 화제가 되고, 동네 곳곳에 있는 PC방이 VR방으로 바뀔 것으로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재도 서울 핵심 지역중 하나인 강남에서조차 VR 방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동안 국내 VR 산업에 대한 저해 요인 중 하나로 정부의 규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최근에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이 시도되고 있지만, 현재 VR 산업의 더딘 성장이 과연 규제의 문제였을까라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초기에는 규제가 신규 HMD 생산 및 도입에 장애가 되었고, VR을 이용한 어트렉션(Attraction) 기구들이 사용되는 VR방 허가 등에 영향을 미쳤다.

게임 콘텐츠의 경우에도 심의 등 정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규제가 심하지 않은 미국과 중국에서 조차도 VR 산업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결국 규제의 문제가 아니라, VR 산업 자체의 문제였다고 각성이 제기된다. 

그나마 다양한 게임 및 가전 전시장에서, VR 디바이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식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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