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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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往) 오는(來) 것은 인생을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다가올 때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떠날 때도 있습니다.

세월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나에게서 멀어지기도 하지요. 가는 세월을 붙잡으려 아무리 애써도 다시 돌아오지 않으며, 오는 세월을 거부해 보아도 막을 수 없습니다.

춘하추동 계절의 순환과 우주의 시간 흐름은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다가오는 시간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지나가는 세월을 미련 없이 떠나보낼 수 있는 삶의 철학이 필요한 때입니다.

맹자(孟子)에는 “떠나가는 것은 쫓지 말고, 오는 것은 막지 말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往者不追 來者不拒 (왕자불추 래자불거)”
이는 가는 것을 무리하게 쫓지 말고, 다가오는 것을 억지로 거부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원래 이 구절은 교육 철학에서 유래한 것으로, 떠나는 제자를 붙잡아 봐야 소용없고, 공부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을 이유 없이 거절할 필요도 없다는 뜻입니다. 이는 맹자의 인생 철학을 잘 보여줍니다.
세상을 살면서 만나야 할 사람은 운명처럼 만나게 되고, 떠나가는 사람은 억지로 붙잡을 필요가 없다는 깨달음입니다.

이러한 철학은 사람에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명예와 돈도 다가올 때가 있고, 떠나갈 때가 있습니다.

지금 가진 돈과 땅이 영원히 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떠날 때 큰 고통을 겪게 됩니다.

그러나 내가 잠시 맡아 두었다가 다음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언젠가 떠날 때에도 담담히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가는 것은 쫓지 말라. 오는 것은 막지 말라.

가고 오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사는 담박한 인생 철학입니다.

가고 오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 인간의 문양을 그리며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장영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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