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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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나 종교나 원리주의자들이 강성해지면 사회적 갈등이 심해집니다. 

이는 인간이 모여서 만들어진 사회가 내포한 구조적인 숙명입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중에 인간만이 스스로를 우주의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존재이니 저마다 생각이 다를 수 밖에 없는데, 사회 지도자가 자신이 옳다고 보는 바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면 구성원 중 누군가는 거부하고 저항하게 되는 것입니다.

너무 강성해지면 그만큼 반작용도 크게 마련이어서 중용의 미덕이 절실한 시기입니다. 갈등과 분열을 자제하려는 절제와 경계심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극단의 독선이 또 다른 극단의 독선을 부르는 반전의 역사가 21세기 대한민국 정치에서 되풀이되고 있기에 이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욕심을 부리다 보면 화를 부를 수도 있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의 교훈과  중국 고사에 나오는  군주가 올바른 처신을 위해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경계하기 위해 늘 곁에 놓고 마음을 다스렸다는 술잔,  계영배(戒盈杯)에 숨겨진  철학을 되새겨야 할 시점입니다.

조선 왕실의 진상품을 만들어 이름을 날린 도공(陶工) 유명옥은 음주가무(飮酒歌舞)의 방탕한 생활로 삶의 파탄에 이르게 되자,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눈물을 쏟으며 계영배(戒盈杯)를 만들었는데, 거상(巨商) 임상옥도 술이 자꾸 새나가자 화가 나서 잔을 던져 깨뜨렸다가, 문득 잔에 담긴 비밀을 알고  탐욕·노여움·어리석음의 삼독심(三毒心)을 다스렸다고 합니다.

현군이었던 세종대왕은 정치는 효과가  조금은 늦더라도 협의와 조율을 중시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 사회적 합의를 이룰때까지 설득하고 늦춰가는 여유도 있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리더들도 진정 사회의 발전과 평화를 원한다면 자신들의 옳음을 지향점으로 삼을지언정  자기 의견이 정답으로 보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는데, 상대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들의 옮음만이 정답이라고 고수하는 분들이 넘쳐나니 사회가 참으로 혼란스럽습니다.

사회적 합의와 통합이 필요하다는 말은 문제의 해결을 미루는 핑계로 주로 쓰여 질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국가·사회·집단·다수의 통합을 위하고 갈등을 최소화 하려면 지도자 독단과 일방적 집행은 심사숙고 되어야 합니다.

계영배와 과유불급이 주는 철학을 다시금 되새겨야 할 시점입니다.

곽주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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