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 상황 이다.
정치판은 죽기살기식의 이전투구와 내전에 가까운 아수라장이다. 정치는 실종되고 선동만 난무하는 세상이다.
아수라장은 싸움이나 그 밖의 여러 일로 아주 시끄럽고 혼란한 장소나 상태를 비유적으로 가리키는 불교용어 입니다.
인도 신화에서 아수라는 인드라(Indra)를 필두로 하는 신들과 전쟁을 일삼는 못된 귀신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아수라는 불교에도 채용되어서 중생이 윤회하는 여섯 세계인 육도(六道)의 하나로서 분류되었는데
육도는 지옥도·아귀도·축생도의 삼악도(三惡圖)와 아수라도(阿修羅圖) 인간도·천상도의 삼선도(三善圖)로 되어 있습니다.
아수라는 수미산(須彌山)을 둘러싼 바다에 살며 인간보다는 낮지만 동물보다는 높은 존재로 분류됩니다.
아수라들이 사는 아수라도는 늘 싸움이 끊이지 않으므로, 여기서 파생된 말인 아수라장은 끊임없이 분란과 싸움이 일어나 난장판이 된 곳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찰의 감로탱화에는 하단에 육도 윤회상이 묘사되어 아수라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지요.
그런데 도저히 실재(實在)하지 않을 것 같았던 아수라장의 모습이 대한민국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네요.
참 놀라운 일입니다.
그것도 먹물을 제법 마셨다는 것들이 집단으로 서울 한복판에 모여서 단 하루의 영일(寧日)도 없이 아수라장을 연출하고 있으니 이를 지켜보는 멀쩡한 국민들은 정신이 혼미해진 느낌입니다.
아수라장은 사찰의 탱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비 현실 속의 전설 쯤으로 여기고 있던 황금손에게도 아픔으로 다가오는데 세상을 두루 섭렵하지 못한 장삼이사(張三李四: 일반 백성)들이 받아들이는 충격은 얼마나 크겠습니까?
근래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아수라장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중도(中道)’와 ‘자비(慈悲)’라는 부처님 가르침은 더욱 값진 지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연꽃을 본받아 나눔과 베풂이 가득한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같이 앞장서야 할 때입니다.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은 피하고 조화와 통합을 추구하는 자비의 지혜를 몸소 실천하며, 이념 대립과 갈등을 뛰어넘는 국민 모두의 행복과 화합을 추구하는 분위기 조성이 시급합니다.
배대열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