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총리 판 민 찐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발표로 인한 경제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의 올해 경제 성장 목표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5월 5일 열린 제15대 국회 제9차 회의 개막 연설에서 “세계 경제가 전례 없는 변동을 겪는 가운데, 우리는 냉정과 용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대응 조치를 시행해 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초 베트남산 제품에 최대 46%의 상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경제에 큰 타격을 주었다. 베트남은 2023년 미국과의 무역에서 1,230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베트남의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은 6.93%로, 지난해 4분기의 7.55%에 비해 다소 둔화된 수치를 보였다. 판 총리는 “올해는 기회보다 도전이 더 많은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정부는 여전히 최소 8%의 경제 성장률 달성을 목표로 하며, 내년부터 두 자릿수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해당 관세를 7월 초까지 유예한 상태이며, 그동안 무역 협상을 위한 기간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은 오는 5월 7일 미국과 첫 공식 협상에 돌입한다. 판 총리는 베트남이 “다른 시장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무역 균형을 맞추기 위한 협상에 미국이 동의한 첫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베트남이 불법 환적 및 무역 사기를 지속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베트남 수입품의 약 40%가 중국산이며, 미국은 중국이 베트남을 관세 회피용 우회 경로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통화와 금리를 유연하게 관리해 대출 수요를 보장하는 동시에, 공공 투자 확대, 인프라 개선, 고속철도 및 원자력 발전소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경제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또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17개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분야의 외국인 투자 유치를 강화할 방침이다.
국방 분야와 관련해서도 판 총리는 “군사 현대화와 첨단 무기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베트남은 최근 몇 년간 여름철 전력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판 총리는 “올해에는 어떤 경우에도 전력난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회 경제금융위원회 위원장 판 반 메이는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아 목표 달성에 압박이 크다”며, 정부가 인플레이션 억제, 기업 금융 지원, 무역전쟁 대응 등 다양한 조치를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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